
이번 맛집은 일단 엄마의 정성으로 시작하자. 시금치와 당근으로 녹색과 오렌지색으로 멋을 낸 칼국수 면발, 색도 색이지만 그 쫄깃함은 정성을 빼고는 얘기를 풀길이 없다. 매일 꼬박꼬박 손으로 반죽 해, 보자기에 곱게 싸 버선발로 밟고 또 밝기를 30분 이상. 구슬땀이 쏟아지는 것은 기본이고 매일같이 주구장창 밟고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와 식구들 먹일 음식처럼 만들자”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게 밟아 댄 반죽으로 뽑아낸 쫄깃한 면발 “아, 이게 손칼국수지”싶다. 면에 들이는 정성만도 이 정도니 육수는 또 어떨까? 각종 채소에 칼국수의 좋은 짝꿍 애호박과 감자에 큼직한 바지락이 듬뿍, 그리고 빨간 새우와 미더덕도 보인다. 보통 벽에 걸어놓은 사진과 실제 음식과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건만 푸짐하게 한상 차려나온 칼국수는 메뉴판에 있는 사진만큼 질 좋고 푸짐한 재료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얇은 만두피는 속맛을 그대로 담아냈는데, 담백하고 고소하다. 따뜻한 음식이어서 여름철과 어울릴까 싶었는데 의외로 “여름에 손님이 떠 꾸준해요”라는 이정례(58) 사장. 하얀 얼굴에 차분한 이목구비가 영락없이 인자한 어머니에 현모양처 상이다. 음식 솜씨가 너무 좋아 자의반 타의반 시작한 음식점, 메뉴도 가족들이 좋아하는 칼국수를 택했다.
여름 별미로 시작한 콩국수도 추천한다. 국산 콩 100%는 기본이고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기준 없이 붓는 일은 시켜도 못할 이 사장님. 손수 끊여낸 콩을 믹서에 갈아 체반에 촘촘히 걸러 맑고 뽀얀 원액 그대로의 콩국을 삼색의 면에 넉넉히 붓고, 까만 깨를 살짝 뿌려 내온 콩국수! 시중에 파는 두유나 콩국을 함부로 비할 바가 아니다.
사먹는 식사는 아무리 맛을 내도 정성이 빠져 아쉬움이 남게 마련인데 이 집은 첫째가 정성이고 두 번째가 맛이다. 그러나 그 맛이 더없이 맛깔스럽고 믿음직한 것을 어찌 설명하리오!
장마철이 다가오는 요즘,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따끈한 국물 맛 생각날 땐, 쫀득쫀득 개성칼국수, 후텁지근한 더운 날은 얼음 띄운 고소한 콩국수 한 그릇의 별미를 즐겨보자.
문의 21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