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협회 선거에 첫 여성 후보

수원지방법무사회 박미병씨, 남성 후보 20명과 경쟁

100년이 넘는 대한법무사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법무사가 부협회장 후보로 출마, 보수성이 강한 법무사 업계 최초로 여성임원이 탄생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수원지방법무사회 소속 박미병(49ㆍ여) 법무사로, 박씨는 6명을 선출하는 대한법무사협회 부협회장(비상근) 후보로 출마해 남성 후보 20명과 경쟁하고 있다.

박씨는 오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대한법무사협회 제44회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법무사들의 투표로 당락이 결정된다.

박씨의 출마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서소(代書所) 세칙'이 공포되면서 법무사 제도의 기원이 된 지난 1897년 9월 4일 이후 109년째 맞는 법무사 역사상 여성 법무사 중 단 한 명도 협회 임원이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임원은 커녕 여성이 후보로 나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법무사 업계에서는 박씨의 출마를 의아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70세가 넘는 원로 법무사들은 "나이도 어린 여자법무사가…."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씨가 부협회장 후보로 출마한 것도 이 같은 보수적이고 여성 차별적인 법무사협회의 인식을 바꾸고 230여명 남짓한 전국의 여성 법무사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서다.

2004년 1월 발족한 전국여성법무사회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씨는 "남성 위주의 법무사협회에서 여성의 힘을 발휘하자"는 여성 법무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박씨는 협회 재정의 투명성 확보와 협회의 화합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면서도 "소외되고 있는 여성 법무사의 창조적인 의견을 반영하고 여성의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해 법무사업계의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씨의 출마에 처음에는 반대했던 수원지역 원로 법무사들은 박씨의 결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이제는 여성 법무사가 한 명 정도 나가도 좋겠다'며 "여성이 부협회장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도 우리 법무사업계에 새로운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지난 1980년 2월 수원지방법원에 입사, 15년 동안 재직하다 1995년 퇴직한 뒤 법무사일을 시작한 박씨는 지난 3월 전국여성법무사회 회장으로 선출됐고 현재 수원지방법무사회 제14대 대의원으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