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역 내 아파트 건설을 금지하는 조례가 개정되기 이틀 전 사업 승인이 내려지고 건설사의 225억원 추가이익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본지 6월 12, 19, 26일자 보도)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영통 아이파크 아파트에 대해 당시 건축위원회의 반대의견이 묵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2003년 당시 영통 아이파크 사업에 대한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이 여러 문제점을 들어 강한 반대 의견을 제기했음에도 이러한 것들이 반영되지 않은 채 심의가 마무리돼 아파트 사업 승인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였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2003년 11월 27일 총 222세대 지상 30층 규모(현재 212세대 26,28층)의 영통 아이파크 아파트 사업계획에 대한 수원시 건축위원회 심의가 개최됐다.
이날 건축위원회의 심의 결과 ▲부지 주변이 주거용도보다 공업용도 밀도가 높은 점 ▲준공업지역 용적률에 따른 층수 조정 ▲도로부담에 따른 공공기부 형식의 도로 건설 필요성 등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히 건축위원회 위원 과반수 이상이 준공업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공업시설이 밀집한 주변 여건상 소음, 분진, 교통환경 열악 등 심각한 문제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아파트 사업에 대한 심의가 보류된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시청 건축과 공무원도 “수원시 건축위원회의 심의가 대부분 한 차례 회의로 안건 승인이 완료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해 이같은 심의 보류가 이례적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2003년 12월 18일에 열린 재심의에서 건축위원회는 ▲인접지역에 절개지(공사를 위해 산 등을 절벽처럼 절개)가 없도록 하고 ▲강성(물체가 외부의 압력에 대해 견디는 성질)차이 30% 이내 ▲전 세대의 전용/공용 여부 판단 등 3가지를 조건으로 이를 승인했다.
결국 11월에 있었던 1차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이 고려되거나 반영되지 않고 건축위원회의 심의가 2차에서 마무리된 것에 대해, 미리 아파트 사업 승인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건축법 시행령과 수원시 건축조례에 의거 해당분야의 권위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인 다중이용건축물의 건축허가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건축위원회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1월 건축위원회 심의 당시 대다수 위원들이 준공업지역인 부지에 주거용 아파트 사업에 문제가 많다며 반대 의견을 강하게 표시했으며, 일부 위원은 시청 공무원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욕설과 고성까지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건축위원회 위원으로 심의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당시 위원회에서도 아파트 사업 승인과 분양 이후 민원 제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건축위원회 심의를 묵살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위원회의 의견이 강력한 권한이나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관내 한 건축전문가는 “조례개정 이틀전 공업시설이 둘러싸고 있는 준공업지역에 아파트 건설을 승인한 건 이례적”이라며 “사업승인 후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권위있는 전문가·교수들로 구성된 건축위원회 의견이 무시된 부분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조례개정 이틀 전 영통 아이파크 사업을 승인한 데 따른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2003년 당시의 예상대로 주변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건축위원회의 반대 의견에도 아파트 사업 추진이 가능케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수원시 건축조례에 따르면 시 건축위원회는 건축분야의 박사학위 소지자, 2~3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 교수 등으로 구성됐으며, 위원회의 심의결과는 반드시 시장에게 보고하도록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