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기본, 배려·존중 상담원의 마음이죠”
창구위치, 업무내용 문의와 같은 일반적인 민원부터 이혼, 법률, 세무상담에서 심지어 자식에게 버려진 치매노인의 상담까지.
수원시 장안구청 민원실에서 민원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병옥(65)씨의 일상적인 혹은 자신도 놀란만한 일로 만나는 민원인들과의 상담내용이다.

“공부는 평생이라고들 하죠. 월남전 참전에 총상을 입었던 적도 있거니와 수원의 많은 단체에서 활동을 해오기도 했었지요. 이제 활동을 접어야할 시기에 이렇듯 민원상담위원으로 지내면서 어린 아이부터 80세의 노인까지 만나며, 때로는 기쁨을 때로는 슬픈 속내들을 듣다보니 아직 모르는 것도, 부족한 것도 많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기쁜 일엔 더할 나위 없이 기쁨을, 슬픈 일엔 함께 눈물 흘려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임씨.
이런 그의 마음 때문일까, 얼마 전엔 부부싸움으로 상심한 한 여성이 찾아와 넋놓고 한 울음을 터뜨리고 갔다. 또 얼마 전엔 자식에게 모든 재산을 남겨주고 홀로 지내게된 한 할아버지의 말 못할 속내를 함께 풀어가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나, 이혼한 여성 등 말 못하며 시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어딜가서 시원하게 속내를 털어놓겠습니까. 또 속내를 털어놓는다 한들 그 문제들이 어디 쉽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요. 단지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그들의 마음을 함께 헤아려주는 배려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혼이나 세무적 불이익 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민원인이 찾아오면 시간여하,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보고, 공부하며 해결한다는 게 그가 지니고 있는 생각이다.
이렇듯 민원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함께 나누며 애환을 푸는 것은 물론 정보제공을 위해 노력하는 그이지만 요즘은 자기 주장만 너무 내세운 억지 민원에 고달픔을 겪기도 하면서 기본적인 시민의식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한다.
“각박한 세상 아닙니까. 모두가 생활 속에서 힘들게 지내다 보니 별별 일이 다 있더군요. 일주일 전엔 어떤 할머니분이 민원실에서 몇 시간째 꼼짝 않고 있어 다가가보니 치매에 걸렸더군요. 순간 너무나 화가 나기도 하고 아찔한 기분이었죠. 어느 사람인지 자신의 부모를 버리다니….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해 민원서비스 행정으로 구청에 신설돼 민원상담위원으로 생활한지 어느덧 5개월, 그동안 3천여명에 가까운 민원상담을 해오며 종합적인 민원해결을 위해 고령의 나이임에도 각 분야에 대한 학구열이 높아졌다는 임씨는 “‘나 한사람의 친절부터’라는 생각을 가지고 몸이 허락하는 한 상담원으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