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열정 … 인형극의 감동으로 나눔

[수원 사람] 인형극단 ‘시소’이은미 대표“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인형극 만들고파”

“아이와 어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인형극을 펼치고 싶어요”

수원지역에서 유일한 인형극단인 ‘시소’를 이끌고 있는 이은미(36) 대표의 소망이다. 그의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영화출연을 위해 학교에서 이른바 ‘끼’있는 학생을 선발한 일이 있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했던 그는 친구와 함께 대회에 나갔지만 학교대표엔 친구가 뽑혔다.

▲ 수원지역에서 유일한 인형극단인 ‘시소’ 이은미 대표는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 속에 감동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한다. ⓒ권혁규 객원사진기자
영화나 연극, 그 어떤 것에 대한 이해가 없었을 텐데도 그 당시 선발대회에서 떨어진 것이 아쉬워 홀로 대사 연습 등을 했었다는 이은미 씨. 그의 연극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진로를 결정해야 했던 고등학교 3학년, 그는 브라운관 속 배우를 꿈꾸며 본격적인 연기를 배우기 위해 수원의 극단 ‘城’에 입단해 연극무대에 올랐다.

“솔직히 그 당시엔 연극은 생각지도 않았어요. 탤런트나 영화배우가 되기 위한 연기 연습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연극을 시작했죠. 하지만 어렵더군요. 많이 혼나서 많이 울기도 하고…. 그렇게 연극을 올리고 나니 배역에 대한 욕심과 갈망 등 연극이 다른 어떤 것보다 끌리기 시작했어요”

연극인으로의 삶을 걷게 된 그는 이후 연극에만 빠져 다른 어떤 것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집과 극단만 오가며 배역에 따라 울고 웃던 20대 초반 그의 모습에 주변에선 천성 연극배우라는 말까지 오갔다.

이런 그가 연극을 그만뒀다. 결혼과 아이를 낳은 그에겐 연극의 열정은 마음 속에 남겨둔 채로 생활이라는 현실과 부닥쳐야 했다.

“처음엔 충분히 연극을 이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이 맞질 않더라고요. 수원은 특히 문화적 요소가 제기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곳이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잠시 접어두게 됐었죠.”

아이를 낳고 주부로서 아내로서의 생활에 충실한 그였지만 아직 연극은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처음 그대로의 열정으로 남아있었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다시 찾아온 연극, 그는 지난 2000년 이젠 무대위에서 뿜어내는 연극이 아닌 작은 물체에 혼을 불어넣는 연극, 인형극단 ‘시소‘를 창단했다.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것과 기획사 등에서 활동하던 남편의 도움, 신앙을 접하게 되면서 인형극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엔 솔직히 ‘인형극이야 쉽게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다른 작품을 보면 볼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꼈어요.”

주위의 여러 도움과 그의 노력이 있었지만 인형극은 그렇게 쉬운 분야가 아니었다는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 인형극단 ‘시소’에서 제작한 ‘삼년고개’의 주인공.
어렵사리 한 편, 한 편을 올리던 그의 인형극을 본 일본의 미아라 다치오 선생을 만나 2002년 살아있는 인형, 인형극만이 할 수 있는 또다른 세계를 알게 됐다.

미아라 선생의 도움과 시소 단원들의 노력이 있었던 2003년 경기도 인형극제, 비로소 ‘삼년고개’와 ‘호랑이는 죽었다’ 두 편의 작품으로 문화관광부 무대공연예술 사업 레퍼토리 부문에 선정되는 등 이름을 알리게 됐다.

그 후 서울과 부천·시흥 등 각 문화재단에서 극을 선보였으며, 특히 수원에선 ‘화성효궁’이란 작품으로 지난해까지 정기공연을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사람내음이 풍기는 전국 도서지방(島嶼地方)을 찾아 살아움직이는 듯한 인형극을 선보이며 그곳의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 속에 감동을 안겨주고 싶다는 그는 “인형극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해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장르로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