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티셔츠' 과징금 논란

상가건물 약국의 약사가 지난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팀을 응원하려고 붉은 티셔츠를 만들어 같은 건물에 입주한 병원 등 입주자들에게 나눠줬다가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담합행위)으로 적발돼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Y빌딩에서 Y약국을 운영하는 이모(35)씨는 지난 6월 초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축구팀을 응원하겠다며 왼쪽 소매에 자신의 약국이름이 새겨진 반소매 붉은 티셔츠 130벌을 주문제작해 상가건물 입주자들에게 나눠주었다.

토고전이 임박해오자 Y빌딩에 입주해 있던 B 피부과와 S 이비인후과를 비롯한 상가 입주자 대부분이 고조된 월드컵 분위기에 맞춰 이씨가 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근무를 했다.

그러자 수원팔달보건소가 '약국명칭이 새겨진 티셔츠를 B 피부과와 S 이비인후과 등 특정 의료기관에 제공, 이 병원 환자들에게 특정약국에서 조제 받도록 유도하는 등 담합행위를 했다'며 지난달 10일 업무정지 1개월에 갈음하는 과징금 1천700만 원을 약사 이씨에게 부과했다.

또 이씨로부터 받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근무한 B 피부과와 S 이비인후과 의사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업무정지 1개월에 해당하는 과징금 970만 원과 860만 원을 각각 부과했다.

팔달보건소는 약사가 붉은 티셔츠를 공급하고 의사가 이를 착용하고 근무한 행위를 '의료기관 개설자가 처방전을 소지한 자에게 특정 약국에서 조제 받도록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씨는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무르익은 월드컵 분위기를 상가 입주자들과 함께 즐기자는 차원에서 병원만이 아니라 상가 입주자 모두에게 티셔츠를 나눠 주었고, 약국을 홍보해 달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또 "티셔츠를 나눠준 뒤 병원 2곳으로부터의 처방전을 통한 약국의 조제건수가 거의 변동이 없으므로 병원과 담합행위를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박하며 병원 2곳과 함께 지난달 28일 수원시장을 상대로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