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고등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펼치고 있는 봉사활동이 입시 반영을 위한 점수따기 위주의 시간 때우기로 흐르고 있고 활동장소가 관공서 위주로 제한적인데다 봉사 역시 청소나 단순문서정리 등에 국한돼 교육적 차원의 자원봉사활동이란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ㆍ고교생들에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심어주는 의미의 봉사활동이 될 수 있도록 사회교육 차원의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마련돼 학생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한 '청소년 자원봉사 카드제'에 등록한 인원은 4만14명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해 7월까지 1만1천115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한데 이어 올해 같은 기간동안 1만2천602명이 참여하는 등 매년 봉사활동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경찰서나 시 산하기관, 소방서 등 관공서 등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봉사활동도 사무실 유리닦기, 서류 정리하기, 쓰레기 처리하기 등 단순 일거리에 그치고 있다.
또 봉사활동 시간의 경우 의무가 아닌 자율로 규정되고 있으나 중·고등학교 모두 년 20시간을 규정으로 정해 고입 전형과 대학입시에 내신점수로 반영되고 있어 실제로는 의무적인 봉사활동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외형적으론 늘었으나 내실면에서는 붕어빵식 봉사활동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찰서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김모(16ㆍ삼일중) 학생은 "친구들과 하루동안 봉사활동을 계획해 나섰으나 화장실과 바닥, 유리창 닦이 등 아무리 오랫동안 청소해도 5시간이 되지 않았다"며 "방학 중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보람도 없는 청소일만 하느니 차라리 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유모(18ㆍ유신고)군은 "정규수업과 보충학습에 자율학습 시간까지 대부분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봉사활동은 사실 형식적인 시간 때우기로만 하고 있다"며 "청소일 보다는 초등생을 위한 노래 가르치기, 수원성 안내, 수원역앞 교통정리, 불법주정차 단속, 물가조사 등을 배우면서 보람차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자원봉사센터 안금녀 소장은 "초 핵가족 시대에서 컴퓨터와 폭력성이 짙은 각종 매체물에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 학생들에겐 자원봉사의 참된 의미를 느끼기는 힘들 것"이라며 "관공서나 각 사회복지시설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부모가 솔선수범해 봉사활동을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