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공사’ 수익성 급급한 건교부 발상

[기획] ‘신분당선 연장사업’ 해법은 없나?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23일 2010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복선전철 연장사업을 2단계로 나눠 실시하고 차량기지를 당초안과 달리 광교신도시내에 건설키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본계획을 발표하자 지역 국회의원, 주민들이 일괄공사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차량기지와 관련 경기대측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지역주민, 대학 등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지역의 현안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건교부가 발표한 기본계획은 2010년까지 1단계로 정자~광교 11.90km의 공사가 진행되며 2단계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광교~호매실 11.14km 공사를 하도록 돼 있다.

또 협의 과정에서 경기도는 당초 차량기지를 수원월드컵구장 인근에 건설하자고 안을 냈으나 건교부는 안전문제 등을 들어 광교신도시내에 건설해야 한다고 맞서 차량기지는 건교부안대로 정해졌다.


▲단계별 추진은 수익성에만 급급한 건교부 발상

신분당선 연장사업 기본계획의 재원분담안에 따르면 전체 23.04km의 사업구간에 소요되는 비용은 2조5천411억원으로 이중 광역교통 개선대책비가 9천512억원, 국비가 1조1천924억원, 그리고 지방비는 3천975억원이다.(표 참조)

이 가운데 광역교통 개선대책비 9천512억원은 광교테크노밸리 개발 이익금으로 조성되는 8천12억원과 호매실 택지개발의 사업주체인 주택공사가 부담하는 1천500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민자 유치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강남~성남 정자 구간 외에 연장공사 건설대안에 대한 경제성 분석에서 1단계인 성남 정자~광교 구간만 추진할 경우 순현재가치(1천888억원)와 내부수익률(8.07%)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광역교통개선 대책비를 제외하고 호매실까지 연장구간에 들어갈 사업비는 1조5천899억원에 달해 재원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정자~광교까지 1단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게 건교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은 건교부의 신분당선 연장공사 단계별 추진은 수익성에만 급급, 경기남부 광역교통체계 개선이라는 중장기적 접근이 소홀한데다 광교 개발에 따른 수혜에서 수원 지역이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기우 의원(수원 권선·열린우리당)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광교신도시 개발 이익금이 1단계 구간 공사만을 위해 투입된다”고 주장하며 “광교와 호매실 지구 택지개발로 일괄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심재덕, 김진표 의원은 성남 정자~광교구간은 용인시에서, 광교~화서 구간은 광교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비로, 화서~호매실 구간은 호매실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비로 재정분담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있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은 2014년이 되면 물가상승 등으로 2단계에 소요되는 9천167억원보다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해 사업비 확보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한나라당)도 “신분당선 연장구간의 수혜지역인 수원시와 용인시 두 지자체가 실질적이고 형평성 있게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성남 정자~호매실 구간의 민자 유치를 적극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 팔달구 화서동 우람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신분당선 일괄추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수원 지역 주민들이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동시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용진 기자 yjkim@suwonilbo.kr

▲수원시, 일괄추진 … 겉으로만

신분당선 연장 복선전철 사업에 대해 수원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시는 신분당선 연장공사의 일괄 추진을 요구하는 민원에 대해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건교부와 경기도 등 관련기관에 일괄 공사 추진과 광교 사업지구 내 기지창 반대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시청 교통기획과 관계자 역시 “광교~호매실 구간을 2단계로 추진할 경우 기지창 부지와 분담금을 제공하는 수원시가 오히려 신분당선 연장에 따른 수혜에서 소외될 우려가 있다”며 1, 2단계 동시추진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시가 구체적인 재정분담 노력과 대안을 마련해 건교부와 경기도와 적극적인 협의를 펼치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토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건교부가 일괄 추진을 줄곧 요구해 온 수원시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수원시가 보다 이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기우 의원은 “지역 의원과 지자체가 역할을 분담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며 “수원시가 신분당선 연장사업의 협의 과정에서 건교부와 경기도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1단계 재원분담, 열차기지창 문제 등 ‘산 넘어 산’

건교부가 발표한 단계별공사를 수용한다고 해도 건설 비용 분담과 광교 기지창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건교부에 공문을 보내 1단계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과 관련, 판교신도시 수준으로 분담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도는 신분당선 연장 사업을 단계별로 나눠 추진하면서 일괄 추진을 전제로 수립했던 광교 광역교통개선 대책이 무의미하다며 분담 재원 비율의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즉 광교신도시에서 8천12억원, 호매실지구에서 1천500억원을 분담하는 것으로 했지만, 1단계만 먼저 추진하면서 판교신도시 수준의 4천억원만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1단계에 소요되는 사업비 1조6천244억원 가운데 광역교통개선대책비 8천12억원 외에도 경기도가 2천58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경기대 학생, 교수, 직원노조, 학교본부 등으로 구성된 ‘광교 전철차량기지 경기인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학교 인접부지에 공해시설인 신분당선 전철 차량기지를 짓겠다는 방침을 철회하라”고 건교부에 요구하면서 기지창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6월 서수원지역 주민 3만명은 건교부에 신분당선 연장을 호매실지구까지 일괄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추진하면서 “열차 기지창을 광교신도시에 설치하는 것보다, 호매실 지구 인근 금곡동에 유치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지역 편가르기 등 지역간 갈등 없어야

이처럼 신분당선 연장 사업과 구간을 놓고 관련 기관과 지역 여론과 입장이 대립하면서 자칫 이 문제가 지역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용인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미 용인시가 부담할 비용은 다 했다고 밝히며 수원지역 의원들의 일괄 추진 촉구에 대해 일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은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위한 국책사업인 만큼, 관련기관과 해당 지자체,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역 주민들의 입장과 의견을 조율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분당선 연장 사업을 서둘러 추진할 경우 이에 따른 지역 이기주의와 편가르기 등 지역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해당 지자체가 전향적인 대안 모색에 나서는 한편, 경기도가 재정분담을 위해 조정능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