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구려 개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 ‘주몽’과 고구려 후기를 무대로 한 ‘연개소문’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 두 역사극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시청하는 한 사람이 있다. 젊은 청년의 열정을 뛰어넘는 가슴을 가진 신건성(63)씨가 바로 그 주인공.

몇 해 전 중국이 의도적으로 고구려사를 왜곡,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2001년부터 비밀리에 진행해 온 ‘동북공정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 알려졌다. 그때 가슴에 끓어오르는 안타까움과 억울함, 그리고 사명감이 뒤섞이면서 본격적으로 국학운동시민연합 활동을 시작했다.
‘동북공정’에 항의하기 위해 100만인의 서명을 받아 중국 대사관에 전달하고, 역사왜곡 규탄대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중국에 이어 일본이 ‘독도망언’으로 역사를 왜곡할 때 독도에 관해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국학(國學)운동이 벌써 6년째 접어들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내로라는 회사의 중견간부를 지내며 사회적인 성공을 거둔 그가 처음부터 우리 역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제해방부터 6ㆍ25, 4ㆍ19, 5ㆍ16 등 역사의 격동기를 지내면서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세월, 남들처럼 그도 사회적인 성공이 인생의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의 삶은 언제나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바쁘게 나아가기 바빴다.
나이가 들고 각종 병에 시달리면서 인생의 허무함과 무기력함에 빠져 들었다. 몸 건강이 좋지 않아 우연히 시작한 단전호흡이 큰 도움이 됐다. 몸의 건강은 물론이고 특이하게도 운동과 호흡을 통한 명상을 하다 보니 정신적인 건강도 좋아졌다.
그때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훌륭한 정신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단전호흡도 옛 신라 화랑과 지금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 ‘연개소문’의 배경인 고구려의 조의선인들, 즉 우리 선조가 했던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것이다. 이것이 2천년 전, 고구려까지만 해도 이어져왔던 우리 고유의 선도문화라는 것.
그는 “선도문화가 당나라 세력을 빌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부터 중국에 유리하게 우리 역사가 왜곡되면서 차츰 그 명맥이 끊겼으며, 근대에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더 철저히 왜곡되었고 심지어는 조작된 체로 오늘에 이르렀다”며 몹시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러했듯 민족의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대한민국 전체가 지금 정신적, 문화적으로 큰 위기에 빠져 있다고 우려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중심철학과 바른 역사인식이 없기 때문인데, 이것 없이는 민족의 미래와 희망도 없기 때문이다. 이 시대 우리에게 국학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국학이 일본처럼 자신의 것만을 중시하고 배타하는 국수주의와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우리의 선도문화는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에서 알 수 있듯 나와 남을 배려하고 조화를 중시하는 정신이 담겨있기에 국수주의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하는 그의 얼굴은 더없이 밝고 정성스럽다.
자그마한 키에 깔끔한 인상의 역사 운동가 신건성씨. 부인도 함께 이 운동을 하는데 자기보다 더 열심인 집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싱겁게(신) 건성건성 일한다고 놀린다며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미소가 왠지 모를 뿌듯함과 미더움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