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연무동, 세류2동, 지동 등 6개 동을 시범 지역으로 운영하고 있는 ‘문안전화 도우미’는 홀몸노인에게 주 3회 이상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불편사항을 접수하는 등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홀몸노인을 위한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안전화 도우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18명이 모두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것.
수원시청이 수원시 실버인력뱅크를 통해 모집한 전화 도우미는 복지업무 차원을 뛰어넘어 같은 눈높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홀몸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동 동사무소에서 매주 월요일 문안전화 도우미 일을 맡고 있는 이성문씨(73). 40년 동안 교직생활에 몸담았던 교육자 출신이다.
그는 1999년 안양 만안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한 직후 경기도 노인복지상담실(장안구 영화동)에서 노인을 위한 전화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교직에 있을 땐 학생들만 생각하다가 퇴임하고 나니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갖지 못했다는 이성문씨는 홀몸노인을 위한 문안전화 봉사가 자신의 적성에 딱 들어맞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1998년 6개월 과정으로 상담 교육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이씨는 홀로 사는 노인들의 말벗이 돼 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크나 큰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어르신들이 처음엔 안부전화에 반신반의하며 의아해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문안전화를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면서 이씨는 물질적인 부분보다 정신적 위로가 더 값진 것이라는 소박한 삶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들려준다.
심지어는 이씨가 개인사정으로 문안전화 도우미일을 못 나왔을 때엔 홀몸노인들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안부를 물어올 정도로 이씨와 홀몸노인들은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다.
▲ “홀몸노인의 ‘친구’가 돼 주면서 도우미 일에 보람”
문안전화 도우미로서 이성문씨가 하는 일은 정기적으로 30여명의 홀몸노인에게 전화통화로 사는 이야기에서부터 어르신에게 필요한 건강정보, 정부 시책 홍보까지 담당한다.
이성문씨는 홀몸노인을 위한 도우미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같은 노인이 안부전화를 해주니 차츰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시간에 걸쳐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부터 펼쳐놓는 분이 있는가 하면 비슷한 연령이 되는 분과는 터놓고 ‘친구하자’고 했을때 너무나 고마워했다는 등 이씨가 도우미 봉사를 해오며 겪은 이야기는 살아있는 휴먼드라마다.
문안전화를 나눴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서로 연결해 줄 뻔한 사연, 약장수의 말에 현혹해 700만원에 달하는 약을 구입해 어쩔 줄 모르던 할머니를 위해 무료법률상담소를 소개해주는 등 이씨가 보따리를 풀어놓는 홀몸노인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보다 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당위성을 말해준다.
▲ “홀몸노인과의 자매결연이 많이 이뤄졌으면…”
이성문씨는 문안전화 도우미와는 별도로 많은 사람이나 단체들이 홀몸노인과의 자매결연을 맺고 1주일에 1회 이상 직접 어르신을 찾고 보살펴 주기를 희망했다.
지난해 아들 가족과 함께 홀몸노인을 방문했던 이성문씨는 아들 내외와 손자가 무척 좋아하며 자주 어르신을 방문하자고 조를 정도라고 말했다.
즉, 홀몸노인을 위한 봉사를 통해 요즘 젊은이와 어린 학생들이 올바른 가정교육과 효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홀몸노인의 심정과 처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점을 살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이성문씨에게서 홀로 거주하는 노인들이 삶의 활력을 찾도록 힘을 실어주는 어르신들만의 작은 공동체라는 희망의 증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