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 이웃사랑 '금화'로 변신

인계동 새마을협의회 '사랑의 10원 동전 모으기'인계동 주민이 모은 '희망 돼지' 100개 훌쩍 넘어작은 정성 '10원'으로 '사랑나눔'… 9월까지 계속

▲ 인계동사무소가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전할 ‘희망 돼지’로 가득 찼다. 인계동 새마을협의회가 시작한 ‘사랑의 10원 동전 모으기’는 오는 9월말까지 계속된다. 사진 왼쪽부터 박현석 회원, 최종성 1대 회장, 서정덕 회원, 박영일 회장, 우계자 회원, 고종숙 회원이 모금된 '희망 돼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용진 기자 yjkim@suwonilbo.kr

“황금빛 사랑을 실은 희망돼지 나갑니다”

지난 21일 인계동 동사무소 사무실 한쪽, 손때와 세월의 때가 잔뜩 묻어 누리끼리한 ‘10원’ 짜리 동전을 가득 담은 ‘희망돼지’들이 화려한 외출을 기다린다.

기다랗게 늘어선 100여개가 넘는 희망 돼지의 행렬은 인계동 새마을협의회가 올 초 ‘소외된 이웃에 따뜻한 사랑을 전하자’며 시작한 ‘사랑의 10원 동전 모으기’의 첫 수확.

‘10원’짜리 동전을 750개, 700개, 250개씩 나누어 담은 희망돼지에는 총 7만여개, 70여 만원의 ‘10원’짜리 동전이 모였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했던 인계동 새마을협의회 관계자들은 쌓여가는 복 돼지 하나하나에 남다른 애정이 가득하다.

올 2월 제4대 인계동 새마을협의회장을 맡은 박영일(54) 회장. 새 살림은 맡은 그는 “바자회 위주로 물건을 판매하다보니 조금씩 부담이 쌓였다”며 “나와 우리 회원들의 부담을 덜면서 좀 더 마음을 실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회원들과 마음을 모았다.

이렇게 시작한 ‘10원 동전 모으기’의 첫 수확 결과는 예상치를 훨씬 넘어서 본인들 스스로도 무척이나 놀랐다.

사실 지난해에도 새마을협의회 중앙회의 요청으로 몇몇 회원들끼리 ‘10원’짜리를 부랴부랴 모았으나 너 댓개를 넘기기 어려웠다. 올해는 단순히 중앙회 차원의 협조를 넘어 안쓰는 ‘10’원짜리 동전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함께 모아 더 큰 사랑을 실천하자고 마음을 냈을 뿐인데,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나눔’이라는 의미를 살리고 약간의 부지런함을 더해 서로 나누어 가진 희망 돼지. 각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의 날개를 달아 한 집 한 집 찾아 나섰다.

희망 돼지에 담길 10원 동전의 위대한 사랑을 전하고 또 전하기를 수십, 아니 수 백 번. 회원들의 그 노력은 이날 모인 희망돼지의 행렬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한 가정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돼지저금통을 비롯해 노점커피를 파는 아주머니가 열심히 모아 보낸 2개의 돼지 저금통까지.

회원들은 “전에는 주로 물건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다보니 팔아주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 모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됐단다. 그러나 ‘희망 돼지’는 잘 사용하지 않고 서로 부담되지 않는 ‘10원’ 짜리 동전을 모으기에 전하는 사람도 동참하는 사람도 별 부담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그저 남는 건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스런 마음을 담은 한 아름의 ‘희망돼지’들.

그래서일까 애초 첫 수확으로 10여개 정도만 모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개개인의 사랑이 가득 담긴 ‘희망돼지’가 무려 100여개를 훌쩍 넘어섰으니 이곳 회원들이 느끼는 감회가 남다를 만도 하다.

묵직한 ‘희망 돼지’ 한 마리 한 마리를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최고령 회원 최종성(65)씨. 인계동새마을협의회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신임 박 회장이 몸으로 직접 뛰어가며 적극적으로 일하니 모든 회원이 저절로 열심히 일하게 된다”며 “10원짜리 동전으로만 채워진 희망돼지에는 동전만큼 많은 인계동 주민의 사랑이 가득하다”며 기뻐했다.

‘10원’ 짜리 동전, 잘 사용하지도 않는 동전이지만 그 동전이 모여 소외된 우리 이웃을 위해 쓰일 위대한 힘은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마음을 보탠 주민들의 가슴에도 큰 사랑을 전하는 마법의 힘이 담겨있다.

인계동 관내 각 가정과 슈퍼, 식당 등에서 기적을 담고 있는 희망 돼지의 수확은 오는 9월 말까지 계속된다.

박 회장은 “첫 수확의 결과를 보니 처음에 예상했던 150개는 거뜬히 넘을 것 같다”며 이 돈은 “소외된 우리 이웃을 위해 소중히 쓰이는 것은 물론이고 ‘10원’ 동전을 만드는데 쓰이는 국가 예산도 크게 절약시킬 것”이라며 보람찬 미소를 지어 보인다.

묵직한 저금통이 무겁기는커녕 오히려 하나하나 들어옮길 때마다 보람과 희망으로 어깨가 들썩들썩 한다는 인계동 새마을협의회 회원들. 땀방울이 맺혀 구슬땀이 흘러도 무더위의 짜증 대신 희망 가득한 미소가 포도송이 마냥 주렁주렁 달렸다.

이영미 기자 glory@suwonilbo.kr

“인계동 주민은 사랑이 넘쳐요”
[미니 인터뷰] 인계동 이영춘 동장

▲ 인계동사무소 이영춘 동장
-인계동 새마을협의회 자랑을 하신다면?

▲ 우리 협의회 회원들은 우리 지역을 위한 활동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분들이다. 각자 자신들의 일이 있음에도 이웃을 돕는 활동에 박회장을 비롯해 모두 정성을 다해 참여한다. 특히 폐지나 고철 등을 수집해 팔거나 우유팩을 모아 세척해 판 수익금으로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나서는 우리 회원들은 그 정성이 남다르다.

- ‘10원’짜리 동전 모으기가 큰 수확을 거두고 있는데?

▲ 올 초 회원들이 의견을 모을 때만해도 이렇게 성공적 일 줄은 몰랐다. 회원 한 사람 한사람의 정성의 결과인 것 같다. 첫 수확으로 100여개를 넘어섰으니 9월 말까지의 결과가 기대된다.

- 이 밖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던데?

▲ 각종 고물을 수거하고, 폐지를 팔고 하면서 생긴 수익금으로 동사무소 입구에 쌀독을 비치해 익명으로 필요한 사람들이 퍼 갈 수 있도록 했다. 하루에 20kg씩 매일 쌀독을 채우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회원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정성과 수고로 잘 운영되고 있다.

소개할 활동이 한 두 개가 아니다. 9월 18일엔 청소년문화센터에서 바자회를 가질 예정으로 이날은 강원도 수재민의 옥수수를 직접 받아 대신 판매하고 그 수익금 전액을 수재민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 인계동 주민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 이웃과 더불어 사는 인계동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새마을협의회 회원님들께 늘 감사를 드린다. 또 소리 없이 돕는 독지가 분들도 생각보다 많이 이웃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고 있어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이다. 이 정성을 모아 우리동의 발전을 위해 항상 고민하는 자세로 임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