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어디서 만나도 편안함을 주는 이웃집 아저씨같은 이 남자. 법 없어도 살 것 같은 온후한 인상이다. 그런데도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는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고 주관이 뚜렷하다.
내년 6월이면 37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수원시 팔달구 보건소 관리계장 이용연씨(56). 이씨는 공직생활마감과 함께 시작할 새로운 일을 준비하느라 퇴근후와 주말이 더 바쁘다.

이씨가 설립후원자이고 부인 홍쌍옥씨가 대표가 될 가칭 사회복지법인 ‘수원 칠보’는 이씨와 이씨 가족이 이 사회에 보답하고자 내건 모든 것이다.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112번지, 대지 313평에 지하1층 지상2층 연건평 150평, 80명 수용 규모의 장애인복지 단기보호시설이 조만간 준공되고 법인설립을 거쳐 오는 10월초 문을 연다. 올 2월 공사를 시작한지 8개월만이고 이씨가 가족에게 장애인 복지사업을 하겠다고 밝히고 동의를 얻은지 3년8개월만이다.
이씨가 공직생활을 마친뒤 장애인복지사업으로 제2 인생의 길을 걷겠다고 나선 동기는 단순하면서도 인간적이다.
“홀로 되신 팔순 어머니가 다리를 저시는 3급 지체장애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장애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장애인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씨의 장애인을 위한 사업의지는 수원시에 2001년 신설된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계장으로 3년동안 복무하면서 더욱 구체화된다.
“장애인시설이 한정돼 있어 시설입소가 너무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수원시에는 단기보호시설이 없어서 장애인을 둔 부모나 장애인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이씨는 지난 2003년 2월 설날 부인과 1남3녀의 가족들에게 장애인복지시설을 건립하고 공직마감후 부부가 장애인복지사업에 매진 할 뜻을 밝힌다.
“지난 7월 결혼한 딸이 모자라는 건축비용으로 쓰라고 결혼자금까지 내놨을 때는 눈물겨웠습니다”
이러한 가족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장애인을 위해 사랑깊고 시설좋고 값이 저렴한 복지시설을 운영하겠다는 게 이씨의 각오다.
6급 주사직에만 공직생활의 70%인 27년을 보냈다는 이씨. 잔꾀 안부리는 우직한 성격 탓일까. 남들은 다 승진했는데…. 아쉬움도 남는다. 장애인복지사업도 공직생활로 생각하고 일하겠다고 거듭 다짐한다.
“장애인들이 장애를 느끼지 않고 생활할 수있는 사회…. 바로 그런 사회가 선진화 된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장애인복지에 관심이 커가는 것 그 자체가 선진 사회로 가는 과정중의 하나입니다”
단기보호시설외에 앞으로 노인복지시설까지 확충해 시골에 홀로 계시는 80세 어머님과 87세 고모님을 모셔야겠다며 장애인복지사업의 미래 청사진을 펼쳐놓는다.
이씨는 공직생활 틈틈이 공부해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땄다. 이씨는 제2의 인생을 위해 준비하는 공무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