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전주 콩나물국밥'

[맛집 따라가기] 호매실동 '전주음식 전문점'

▲ 호매실동 '전주 콩나물국밥'은 특별히 전주식이라 알려진 새우젓으로 맞추는 간이 짭쪼름 하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하다.

서수원자락 호매실동 초입에 단촐하게 자리 잡은 전주음식 전문식당. 시골맛 그대로, 전통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는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라는 말을 듣고 찾아나선 이번 맛집. 한가한 시간을 맞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이곳의 모든 음식 재료는 전라도 산지에서 공수되는데 전주가 고향인 권윤자(58) 사장의 친정을 비롯해 사돈의 팔촌까지 통해 좋은 것만을 골라서 받는다. 제아무리 때깔 좋은 식당이어도 중국산을 비롯한 값싼 수입품의 유혹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요즘이기에 이 집 음식은 일단 믿음이 간다.

▲ 호매실동 '전주음식 전문점' 권윤자 사장. 시골맛 그대로, 전통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는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다.
어머니를 쏙 빼닮은 손맛 하나 믿고 올라온 수원 땅. 그동안 웬만한 음식점의 주방을 돌며 잔뼈를 키운 권씨는 내친김에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따 1998년부터 식당을 운영했다. 어느 것 하나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권 사장은 생활력 강한 한국의 전형적인 어머니 상이다. 식당도 웬만큼 바쁘지 않고서는 좀처럼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데다, 주방만큼은 온전히 그녀의 몫이다.

이런저런 수다를 떠는 동안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콩나물 국밥이 하얀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뚝배기 가득 나온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열기에 이제 막 풀어 올린 계란이 맛있게 익어간다.
 
숟가락을 푹 찔러 넣고 콩나물과 파, 계란을 골고루 섞어 한 수저 가득 떠 한참을 불다가 입안으로 쑤욱 밀어 넣는데 씹히는 콩나물이 별나게 고소하다. 특별히 전주식이라 알려진 새우젓으로 맞추는 간은 짭쪼름 하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하다. 살짝 얹은 청양고추가 적당히 알싸한 맛을 더하니 ‘음~, 손맛 자랑’에 이유가 있구나 싶다.

정평이 난 손맛임에도 음식에 관해서는 여간 까다롭지 않은 권 사장. 17가지나 들어가는 ‘콩나물국밥’에 한 가지라도 빠지면 내 놓지 않는다. 음식재료에도 그 깐깐함은 계속된다. 쌀과 고춧가루는 전주에서 육수용 멸치며 다시마는 큰며느리의 친정인 완도에서, 마늘이며 생강도 농사짓는 친지에게서 직접 받는다.

여기저기 데이고 베인 영광의 상처가 가득한 권 사장의 손, 그 손 하나로 만들어내는 음식들은 하나하나가 작품이다. 입맛 잃은 사람은 물론이고, 감기 걸려 으슬으슬 한기가 돌 때, 심지어 입덧 심한 임산부에게도 입에 척척 붙는데다 영양도 만점인 ‘콩나물 국밥’. 10년 세월동안 가격은 4천원 그대로. 맛과 영양은 물론 가격도 감동 그 자체다.

전주에서 공수해온 콩에 짚을 덮어 전통방식 그대로 띄워 낸 청국장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콩나물국밥과 청국장이 제일 오래된 메뉴라면 얼마전 몸이 약해져 먹은 보신탕으로 본인 스스로 덕을 톡톡히 보아 개발한 보신 메뉴도 인기 상승 중이다.

어머니 손맛에 맛의 고장 전주 방식을 그대로 살린 이 집 메뉴들엔 입에 착 달라붙는 입맛 위로 정직함과 정성스러운 맛을 추가로 느낄 수 있다.

문의 295-2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