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보고 싶은 책을 좀 더 편히, 쉽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할 뿐입니다”며 친근한 이미지를 전하는 조승희(39) 부장. 경희대학교 맞은편에 자리잡은 ‘경희문고’는 수원시내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매출을 자랑하는 소위 잘 나가는 서점이다.

내로라는 대형서점도 아니건만 5만 6천여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이곳엔 대체 무슨 비결이 숨어있는지 궁금한데, 이곳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조 부장의 말은 오히려 담백 그 자체다.
“할 수 있는 한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애초의 취지에 충실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당장의 이익이 없더라도 책이 좋은 사람에게 좀 덜 부담스럽게 책을 보게 하는 것, 단지 그 이유가 이곳 경희문고 30여년 역사의 밑거름이 됐다”고 조 부장은 말한다.
소매로는 작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지하 2층에는 중ㆍ고생을 위한 참고서적을, 지하 1층에는 가족단위를 위한 서적으로 유ㆍ아동 및 초등생을 위한 책과 소설류 등을 구비해 놓았다. 지상 1층에는 전공서적과 전문서적을 배치해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소화해 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들수록 그를 비롯한 경희문고 식구들에겐 아쉬움도 커진다. 풍부한 도서를 구비하다 보니 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나, 사람들이 차분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공간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이 아쉬움을 덜고 본래 이웃들의 편안한 종합문화공간을 꿈꿨던 창업초기의 취지를 살려 7층의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할인을 규제받는 신간은 마일리지를 적립해 책 구입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1년이 넘은 서적들은 10~20%까지 할인을 해 부담을 덜어주는 기본 취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편하게 들려 책을 읽고, 서점을 둘러보며 정담을 나눌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경희문고.
문구와 간단한 휴게시설 등을 가미한 종합문화공간을 꿈꾸는 이곳은 사람으로 말하자면 더운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건네는 정겨운 이웃집 아저씨라고나 할까.
하루하루 책을 들여놓고 원하는 책은 한권이라도 찾아주는 경희문고 구석구석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조 부장의 하루는 그 만큼 바쁘다. 이쯤 되면 고단함과 피로로 힘들만도 한데 경희문고의 꿈과 비전을 전하는 그의 말 속엔 그저 따뜻하고 희망찬 배려가 잔뜩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