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윷이 어떻게 떨어져야 개가 되지요?”, “막대기 두개가 뒤집어 질 때요!”
질문하는 소리도, 대답하는 소리도 힘차고 우렁차다. 오늘의 승리는 남자아이들, 햇님반의 승리로 끝이 났다.
너덧살 아이들에게 누가 이겼다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저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놀아주고 칭찬과 선물까지 안겨주는 할아버지 선생님이 마냥 좋을 뿐이다.
수원과 인근지역 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을 마친 안효덕(70), 안재향(70) 선생님.
“40여년 수많은 중ㆍ고등학생을 가르쳐 왔지만, 올망졸망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또 달라요”라며 난감하기만 했던 코흘리개 아이들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
한평생을 설명하는 직업으로 살았는데 “설명을 해봐야 알아듣지도 못하는데다 집중력이 2~3분을 넘지 않는 어린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니 정말 어려웠다”는 안효덕씨.
어디 그뿐인가 툭하면 울어대고, 도통 말귀가 통하질 않으니 가슴이 갑갑하기는 안재향씨도 마찬가지다.
“과연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주기와 예절교육을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는 두 할아버지 선생님. 걱정 반 기대 반, 두 번 만나고 세번 만나니, 오히려 선생님들이 차를 마시거나 인사를 나눌 때 가르친대로 하지 않으면 바로 쫓아와 훈계를 하더란다.
수원시립버드내노인복지회관의 알선으로 복지관 근처 바다의 별 아이들과 만난지도 벌써 5개월, 이젠 아이들이 할아버지가 오는 수요일을 먼저 기다린다. 원장님과 차 한 잔 나누는 짧은 시간에도 빨리 들어오라며 줄곧 노래를 불러댄다. 못이기는 척 들어가는 기분 좋은 성화가 행복하기만 하다.
가르치는 대로 바로바로 따라하는 새싹 같은 아이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고 붙임성 있게 달려들고, 이젠 제법 두 손을 모아 머리를 숙여 인사도 한다.

노인들이 설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요즘 사회가 무척이나 아쉬운 그들은 “버드내노인복지회관의 ‘손주사랑 행복한 학교’ 프로그램이 없었더라면 우리도 이런 보람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과 더 많은 활동무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한다.
복지회관이 자리를 마련해준 ‘손주사랑 행복한 학교’의 노인강사 일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할 것”이라는 두 선생님은 아이들과 통하기 시작한 요즘 생활이 마냥 즐겁다.
강사활동으로 어린이집과 도서관을 돌며 예절교육과 전통놀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하는데, 틈틈이 배워둔 풍선아트는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데 요긴하다. 풍선으로 동물이나, 왕관을 만들어 준다고 하면 그야말로 할아버지 선생님의 인기는 끝없이 치솟는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좋아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두 노년 강사의 아름다운 발걸음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