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상황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봉사라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헌혈을 여든 한번이나 했다니 보통은 넘는 건장한 체구를 상상했다. 이의동 나노소자특화팹센터에서 만난 삼성코닝(주) 연구원 이지훈(33)씨는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보통의 키에 조금은 마른 듯한 체구로 특별히 건장한 체구는 아니었기에.
군대 초년병 시절, 당연히 해야만 했던 단순한 인연이 의외로 이씨에게는 묘한 불씨가 됐다. 이후 생각이 날 때마다 조금씩 참여 횟수를 늘리다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했다. 2001년 30회를 넘기니 헌혈은 어느새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일까, 그는 “헌혈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며 겸손하다. “피를 뽑으면 건강에 무리가 될까 걱정 하는데”, 오히려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다보니 건강검진은 따로 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헌혈의 장점을 소개한다.
실제로 보통 남자들은 성분 헌혈의 경우 2주, 일반 헌혈의 경우 한달이면 회복이 되므로 헌혈이 일상생활이나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단다.
주로 주말에 수원역에 있는 헌혈의 집을 찾는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원칙을 정하고 말보다는 실천으로 묵묵히 행동에 옮긴다. 드러내 보이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해 온 헌혈이기에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대학원 시절 고아원에서도 봉사활동을 했던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힘이, 나와 타인의 삶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꿈꾸는 고운 마음씨를 가졌다.
사람들의 관심을 떠나 100번이고 1,000번이고 꾸준히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가꾸어 갈 그의 정성스러움에 바라보는 사람들의 가슴까지 덩달아 훈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