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지역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해 재단법인 수원사랑 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이 25일 오전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초ㆍ중ㆍ고를 비롯한 대학생까지 모두 123명의 장학생이 선발된 가운데 효행장학생 부문에 오른 대학생 고건녕(26)씨.

고씨가 간경화로 생사의 기로에 있었던 어머니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했던 시기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씨의 어머니는 간경화 말기로 간성혼수 증상을 보이며 쓰러진 이후 담당의사로부터 길어야 ‘6개월’이란 청천벽력같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골수 이식과는 달리 혈액형만 일치하면 간이식이 가능한 상황에서 다행히 고씨와 어머니의 혈액형이 동일하다는 결과를 받고 어머니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에 생체 간이식을 결심한다.
그러나 하나 뿐인 외아들마저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씨의 부모는 간이식을 만류했고, 특히 그의 어머니는 생명보다 귀한 아들의 이식 제의를 완강히 거부했다.
장기 이식이 필요한 대기 환자보다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칫하면 어머니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고씨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받게 됐다고 어머니를 안심시킨 후 수술대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28일 아주대 병원에서 10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간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어머니는 새 삶을 얻었다.
고씨의 어머니는 올해 4월에 퇴원해 지금은 집안일을 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고, 고씨의 간도 현재 90% 이상 재생된 상태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을 거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고씨는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자신처럼 행동했을 거라고 오히려 담담하게 말한다.
“아버지가 백방을 수소문에 간 기증자를 찾긴 하셨지만, 그렇게 간 이식을 하면 왠지 어머니께 평생 불효자식이라는 죄인이 된 마음으로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그냥 두고 볼 수 없었지요”
간 이식 수술 이후 63㎏이던 체중이 7~8㎏이 빠졌다는 고건녕씨는 수술 후 치료 때문에 부족했던 학업과 졸업 논문 준비에다, 수술비로 주름이 난 집안 살림을 돕기 위한 아르바이트로 졸업반 마지막 학기를 뜨겁게 보내고 있다.
고씨와 어머니의 수술 비용으로 들어간 돈은 모두 1억2천여만원. 살던 주택을 팔고 지금은 전세방에 거주하지만 고씨의 얼굴에선 한 점의 그늘도 발견할 수 없었다.
“어머니께서 아직 제가 간을 이식해 드린 걸 모르고 계셨던 어느 날 식사하시다 불쑥 ‘수술 이후 상태가 호전된 걸 보면 내게 이식된 간이 남의 것 같지 않다’고 하셨을 때 적잖이 놀랐었죠.”
단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드린 것뿐이라는 고건녕씨의 말에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