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예찬론

[건강하게 삽시다] 김정희 한의사

▲ 김정희 한의사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에게서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인간이란 어리석어서 중요한 것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잃고서야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곤 한다.

흔히 변명하기를 너무 바빠서 몸을 챙기고 살필 겨를이 없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몸을 챙기고 살피는 것을 사치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술, 담배 등으로 몸을 혹사하기도 한다.

자동차에는 일년에 한두번씩 엔진오일을 갈아주고 점검하면서도 이보다 더 값진 우리 몸은 아무렇게나 방치한다. 이렇게 몸을 살피지 않고 혹사하게 되면 우리 몸의 생명력은 현저히 저하되고 큰 병에 걸리며 때론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중병 후에는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정도 회복은 되겠지만 그전의 상태로 완전히 되돌아가기는 어렵다.

이런 때는 감기에 걸리기도 쉬운데, 이러한 감기는 우리 몸이 혹사당하고 있음을 알리는 일차적인 경고다. 일주일정도 아주 몸을 괴롭게 만들기는 하지만 몸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의사들은 감기야말로 몸에 위험을 경고하는 신의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물을 받지 못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인데, 아무런 경고도 받지 않고 큰 병에 걸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감기는 단순히 현재 불편을 느끼고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끄러운 경보음이다. 이러한 경보음이 듣기 싫다고 신호를 꺼버린다면 이 또한 바보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남용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가벼운 증상조차 참지 못하는 조급함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비단 감기는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이로운 점이 있다. 감기는 여러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한다. 한번도 싸워보지 못한 바이러스를 만나게 되면 당연히 감기에 걸리게 된다. 그 대신 한번 싸워보면 우리 몸의 항체는 싸우는 기술을 배우게 되며, 똑같은 바이러스와 다시 만나게 되면 이겨낼 수가 있는 것이다.

어린이는 이렇게 감기와 싸워가면서 면역기능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싸울 기회도 주지 않고 항생제를 쏟아 부으면 아이들의 면역계는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얻지 못하게 된다. 감기는 스스로 자신의 몸이 이겨내야 하며 약이란 너무 힘들지 않도록 약간만 도와주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싸울 기회를 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