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해마다 영화사들이 각별히 공을 들이는 대목 시즌이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어 어느 때보다 극장가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보여주듯 이번 추석 연휴 극장가에는 유난히 기대를 모으는 한국 영화들이 많다. 코미디, 멜로, 누아르, 액션, 뮤지컬, 드라마 등 장르도 다양한데다 영화마다 내세우는 강점이나 스타도 다르다. 

반면, 한 때 명절 극장가를 점령했던 외화는 오히려 단출하다. 양적으로 몇 편되지 않고 휴가 시즌의 단골 손님 성룡을 제외하고 그나마 흥행 대작이라 부를 작품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추석 연휴 흥행의 승자는 한국 영화에서 나올 전망이라고 한다. CGV수원 등 3곳, 메가박스 1곳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 4곳과 지역극장들에서 올 추석연휴기간 상영되는 영화를 살펴본다.

◇ 타짜
▲ 감독 : 최동훈 주연 : 백윤식,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

▲ 타짜
‘범죄의 재구성’으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식을 치른 최동훈 감독이 허영만의 동명 인기만화인 ‘타짜’를 영화화했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고니(조승우)는 우연히 끼어든 화투판에서 목돈을 잃게 된다.

도박 기술을 전수해 준 전설적인 타짜(전문도박꾼) 평 경장(백윤식)과 도박판 설계자 정 마담(김혜수)과 함께 고니는 전국의 화투판을 휩쓸고 다니는데….

탄탄한 캐릭터 묘사와 극적 구성을 인정받은 최동훈 감독의 연출력과 화려한 캐스팅이 빚어낸 ‘꽃들의 전쟁’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 라디오 스타

▲ 라디오스타
▲ 감독 : 이준익 주연 : 안성기, 박중훈

한때 잘 나갔던 록스타 최곤(박중훈)은 라이브 까페에서 노래를 부르며 근근이 가수 생활을 이어가던 중 까페 손님과 싸움이 붙고 결국 합의금 마련을 위해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주선으로 강원도 영월의 라디오 방송국의 DJ를 맡게 된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최곤의 라디오 방송은 지역 청취자의 호응과 인기를 얻는다.

‘왕의 남자’로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썼던 이준익 감독의 신작 영화 ‘라디오 스타’는 라디오 방송을 매개로 주인공 최곤과 박민수가 질기게 이어온 세월과 지역 청취자들의 각양각색 다양한 사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 BB프로젝트
▲ 감독 : 진목승  주연 : 성룡, 고천락

▲ BB프로젝트
명절 연휴 국내 극장가의 단골손님 성룡의 좌충우돌 육아 무용담. 엉뚱한 2인조 털이범 뚱땅(성룡)과 난봉(고천락)은 날로 쪼들리는 생활 형편을 타개하기 위해 억만장자 집안의 아기를 유괴한다.

이 때부터 둘은 유괴한 아기를 둘러싸고 험난한 여정에 휘말린다. 생전 육아 경험이 없던 이들은 아기를 달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자신의 젖을 물리는 희생(?)도 감수하고, 시시각각 아기를 뒤쫓는 갱단과 경찰과 숨바꼭질을 벌인다.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의 유머와 ‘베이비 데이 아웃’의 슬랩스틱이 특수효과를 배제한 성룡표 전매특허 액션과 결합해 오리지널 성룡 영화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재미를 선사한다.

◇ 가문의 부활 - 가문의 영광 3
▲ 감독 : 정영기 주연 : 김수미, 신현준, 김원희

▲ 가문의 부활 - 가문의 영광 3
전편 ‘가문의 위기’에서 백호파를 해체하고 김치 사업에 뛰어든 홍덕자(김수미) 여사와 가족. 복수의 칼을 갈아온 명필(공형진)과 도끼파 두목(김해곤)의 음모로 홍덕자의 사업은 크나큰 위기를 맞고 홍덕자 일가는 가문의 재건을 위한 ‘미션 임파서블’에 나서는데….

‘조폭마누라’ 이후 추석 극장가를 겨냥해 기획된 조폭코미디 장르 영화 ‘가문의 위기’가 어김없이 이번 연휴 극장가 석권을 위해 나선 가운데 1, 2편의 흥행 영광을 재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잘 살아 보세
▲ 감독 : 안진우 주연 : 이범수, 김정은

▲ 잘 살아보세
1970년 새마을 운동 붐이 불던 용두리. 국가적 시책인 가족 계획은 용두리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급기야 가족계획 홍보요원인 박현주(김정은)가 파견된다. 용두리 마을의 출산률 0%로 만들기 위해 박현주는 마을 이장으로 임명된 변석구(이범수)와 함께 대통령과 담판을 짓는다.

‘오버 더 레인보우’로 데뷔한 안진우 감독이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대로 되돌아가 복고풍 코미디를 선보인다. 당시 시대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풍자 코미디가 될지 단순한 복고 취향 소재라는 독특함을 선사할지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 구미호 가족

▲ 구미호가족
▲ 감독 : 이형곤 주연 : 주현, 박준규

‘은행나무 침대’의 황 장군은 사랑을 위해 천년을 기다렸지만 ‘구미호 가족’의 ‘여우’들은 인간이 되기 위해 천년을 기다려 사람의 간을 노린다.

기동(박준규)은 서커스단으로 위장해 인간의 간을 노리는 구미호 가족과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고, 때마침 발생하는 살인사건으로 인해 구미호 가족 서커스단은 추적의 표적이 된다.
뮤지컬 장르가 전무한 한국 영화계에 ‘구미호’와 ‘뮤지컬’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구미호 가족’의 흥행 도전이 성공을 거둘지 실험은 시작됐다.

◇ 앤트불리
▲ 감독 : 존 A. 데이비스, 목소리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줄리아 로버츠

▲ 앤트불리
심술궂은 꼬마 루카스는 앞마당의 힘없는 개미 괴롭히기가 유일한 낙이다. 급기야 개미 사회는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마법사 개미 조크(니콜라스 케이지)는 묘약을 완성해 루카스를 개미 크기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개미와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생활에 동화될 쯤 살충업자의 등장으로 개미 사회는 위기를 맞는데….

3D 애니메이션 ‘앤트불리’가 ‘벅스 라이프’, ‘개미’ 등의 선배 영화와 어떤 차별화로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 낼지 아류작으로 그칠지 기대되는 소년판 ‘걸리버 여행기’.

박장희 기자 / 정승원 리포터 jjang362@suwonilbo.kr

추천 비디오 & DVD

길고 긴 추석 연휴, 남들은 여행에다, 나들이에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계획하는 시즌에 특별한 계획 없이 집에서 ‘가을 휴가’를 보낸다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일상에 지쳤던 생활에 활력을 불러넣는 계기로 삼을 만한 비디오 감상은 어떨까?  /편집자 주

◇ 가족의 탄생
▲ 감독 : 김태용 주연 : 문소리, 엄태웅, 고두심, 공효진

▲ 가족의 탄생
미라(문소리)는 5년 동안 소식도 없이 불쑥 찾아온 동생 형철(엄태웅)과 그의 20살 연상 애인(고두심)을 맞이하면서 아슬아슬한 한 집 살이를 시작하고 관광가이드인 선경(공효진)은 사랑에 죽고 못사는 소녀같은 엄마 때문에 속을 썩는다. 또, 경석(봉태규)은 여자친구 채현(정유미)이 자신보다 다른 사람에게 더 친절한 마음씀씀이가 늘 못마땅하다. 살얼음판을 걷는 복잡다단한 생활 속에 이들은 각각 ‘가족’에 안착할까? ‘여고괴담 2’에서 여고생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여준 ‘남자’ 감독 김태용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가슴 속에 묻어두고 숨겨왔던 감정을 하나씩 꺼내 ‘가족’이란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 감상 Tip : 영화는 시퀀스 무비 형태로 진행되다 막판에 ‘가족의 탄생’을 알리며 보는 이의 심성을 울린다.

◇ 스윙 걸즈
▲ 감독 : 야구치 시노부 주연 : 우에노 주리

▲ 스윙 걸즈
여름방학을 즐길 새도 없이 보충수업에 하루하루가 지겨운 평범한 여고생 토모코(우에노 주리)는 합주부 도시락 배달에 나섰다가 식중독에 걸려버린 단원 대신 합주부를 떠맡는다. 토모코는 어렵게 빅 밴드 ‘스윙 걸즈’를 결성했지만 악기 구입부터 불협화음에 가까운 ‘화음불가’ 연주까지 첩첩산중이기만 하다. ‘워터 보이즈’에서 ‘남고생의 수중발레’라는 독특한 소재로 순수한 청춘의 낯선 도전을 다뤘던 야구치 시노부는 여고생의 재즈 밴드라는 소재로 관객의 폭소를 이끌어 냈다.
결과보다는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순수한 여고생의 재즈 밴드 도전 과정 자체에 주목한 ‘스윙 걸즈’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과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 감상 Tip : 영화 후반부를 장식하는‘Sing Sing Sing’,‘L-O-V-E’ 등 우리 귀에 친숙한 재즈의 명곡도 감상할 수 있으며, 영화 속 연주 장면은 배우들이 4개월 간 트레이닝을 거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 미트 페어런츠 2
▲ 감독 : 제이 로치 주연 : 벤 스틸러, 로버트 드 니로, 더스틴 호프먼

▲ 미트 페어런츠2
4년 전 예비 장인 잭(로버트 드 니로)의 ‘신뢰의 원’ 안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렉(벤 스틸러)은 양가 부모의 상견례를 치르며 또 다시 결혼 전선에 위기가 닥친다. 자유분방한 그렉의 부모가 못마땅한 잭은 전직 CIA의 재능을 살려 그렉의 과거를 파 헤치고 그렉의 결혼계획은 설상가상으로 꼬이기만 한다. 전편 ‘미트 페어런츠’에서 예비 사위의 악전고투를 벌이며 결혼 허락을 받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냈다면 ‘미트 페어런츠2’에서의 양가 부모 상견례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결혼은 역시 두 가문이 결합하는 ‘인륜지대사’임을 확인시켜준다.

※ 감상 Tip : 여전히 예비 사위와 부모를 못마땅해 하는 완고한 장인 어른으로 분한 로버트 드 니로와 더불어 자유분방한 히피풍 부모를 연기한 더스틴 호프먼과 바브라 스트라샌드의 관록이 더해져 한바탕 소동극이 펼쳐진다.

<레모니 스캣의 위험한 대결>
▲ 감독 : 브래드 실버링 주연 : 짐 캐리,에밀리 브라우닝

사고로 한꺼번에 부모님을 잃은 삼남매에게 ‘멀고 먼 친척’ 울라프 백작(짐 캐리)이 찾아온다. 남매를 돌볼 후견인 역할을 맡게 된 울라프 백작의 속셈은 다름 아닌 삼남매의 유산.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울라프는 함정과 덫을 쳐 놓지만 발명, 독서, 물어뜯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삼남매는 지혜와 기지로 위기를 헤쳐나간다.

※ 관람 Tip : 시시각각 표정이 자유자재로 변하는 짐 캐리의 다재다능한 일인 다역 연기와 퍼즐을 풀 듯 진행되는 진행에 빠져볼 만 하다. 또, 중간중간에 메릴 스트립 등 중견 배우를 발견하는 재미도 놓치지 마시길.

<새드 무비>
▲ 감독 : 권종관 주연 :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손태영, 염정아, 신민아

소방관 진우(정우성), 이별대행업 일을 하는 하석(차태현), 바쁜 직장 여성 주영(염정아), 놀이공원 인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은(신민아) 등 4가지 색깔의 사랑과 이별이야기가 펼쳐진다. 제목처럼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여러 에피소드를 버무려 놓은 듯한 영화지만 단비가 내린 촉촉한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는 것처럼 한바탕 눈물로 자신의 감성을 깨끗이 씻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관람 Tip : 정우성, 염정아, 차태현 등 별들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화려한 캐스팅. 사랑과 이별 사이를 오가며 여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