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문제 있는 곳 어디든 달려간다

'장애인 권익 지킴이' 박종태씨

"장애인들도 장애를 무기로 삼지 말고 조금 불편한 것은 감수하면서 비장애인과 함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장애인의 권익을 찾아야 합니다"

'장애인권익지킴이'를 자처하는 박종태(49ㆍ신체지체3급ㆍ경기도 안산 거주)씨는 장애인에게는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공무원에게는 만나기가 꺼려지는 '저승사자'로 불린다.

박씨가 워낙 검은색 옷만 입고 다니는 탓도 있지만 행정기관에서 장애인들을 고려하지 않고 시설물을 짓거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을 할 때마다 매섭게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안산에 살고 있지만 활동무대도 경기도에 국한되지 않고 장애인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에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전국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씨는 매일 아침 8시께 집을 나서 관공서와 지하철 등을 불편한 다리로 걸어다니며 장애인을 위한 시설물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고장 없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살핀다.

수원 민자역사 장애인 리프트 설치, 경기도장애인복지관 엘리베이터 설치, 지하철 역 등에 설치하는 장애인 승강기의 손잡이 높이 조정 등 박씨가 장애인을 위해 이뤄낸 성과는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4월에는 '수원시청이 신축한 별관 2층에서 8층까지 7개 장애인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설치한 것은 차별'이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으나 지난 4일 기각당해 행정소송을 준비중이다.

박씨가 이처럼 아무런 대가도 없이 혼자 유별나게 장애인권보호를 위해 일하게 된 것은 자신도 장애인이 되면서 이들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불편을 겪는지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가톨릭계열의 보육원에서 자라난 박씨는 17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한데다 지난 1992년 반월공단에 취직해 압축기를 다루다 왼쪽 손가락 3개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로 지체장애인이 된 뒤 장애인을 위해 일할 것을 결심했다.

이때부터 장애인 복지를 외면하고 있는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시설물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와 진정을 했으며, 지난해에는 단체수의계약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된다며 중소기업청장을 직무유기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서울시내 지하철역의 장애인 휠체어리프트 설치를 맡고 있는 한 업체의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법에 내기도 했다.

박씨는 "장애인 권익에 아무런 관심없는 공무원들을 설득해 장애인 시설을 설치하고 잘못된 시설물은 개선하는 과정에서 일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장애인시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편리한 것"이라는 박씨는 "처음부터 장애인 눈높이에서 시설을 설치하면 장애인의 불편도 없어지고 시설물을 개선하느라 혈세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