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벼품종 '고시히까리(越光)'로 표시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쌀 중 61.2%는 고시히까리가 아닌 국내산 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올들어 품종명을 고시히까리라고 표시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33개 브랜드 쌀에 대한 품종 진위 여부를 조사, 23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100% 고시히까리인 브랜드는 하나도 없었으며 심지어 고시히까리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브랜드는 5개에 달했다.

또 50% 이상 다른 쌀인 섞인 품종도 14개에 달했으며 10% 이상 50% 미만으로 다른 쌀이 섞인 브랜드도 10개로 밝혀졌다.

나머지 4개 브랜드에도 일부 국산 쌀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브랜드의 품종 혼입률은 61.2%로 조사됐다.

고시히까리는 1949년 일본에서 육성된 벼 품종으로 밥맛이 뛰어나고 특히 단백질 함량이 적다. 그래서 이 쌀로 지은 밥은 식은 후에도 딱딱해지지 않아 초밥과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고시히까리는 일본 토양과 기상여건에 맞춰 육성된 품종으로 국내 재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일품벼와 화성벼 등 국내 주요 고품질 벼의 키가 80㎝ 미만인데 반해 고시히까리는 91㎝까지 자라 약한 바람에도 쉽게 쓰러지고 벼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병인 도열병에도 취약해 인근 논에서 도열병이 발생하면 급격하게 번져 미질은 물론 수확량까지 크게 떨어진다.

농진청은 국내 소비자의 막연한 일본 벼품종 선호를 이용, 가짜 고시히까리 쌀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이같은 사기 판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고시히까리 브랜드 쌀 생산업체에 이번 조사 내용을 통보하는 동시에 이들 브랜드를 집중관리하고 다시 적발될 경우 브랜드를 일반에 공개하는 한편 농림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협력,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대만의 경우 쌀 시장을 개방하면서 일본 품종을 사칭한 수입쌀로 자국내 쌀 유통질서가 혼란해졌다"며 "우리도 밥쌀용 수입산 쌀이 시판되기 때문에 국내 쌀 산업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유통중인 브랜드 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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