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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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렌터카 업계 세계 2위인 허츠(Hertz)가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줄면서 많은 부채에 시달려 온 끝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법원이 기업을 청산하기보다 존속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정관리가 시작돼 채무상환이 일시적으로 연기되면서 회생절차에 들어간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여행이 금지되면서 허츠는 갑작스럽게 아주 빠른 속도로 모든 수입을 잃었다.

3월 이후 허츠는 직원 1만2000명을 해고하고 4천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차량구매비용의 대폭 삭감, 지점 통폐합, 불필요한 지출의 중단 등 연간 25억 달러를 절감하는 자구책을 시행했지만 바이러스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허츠는 100여 년 전인 1918년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어 세계 최대의 렌터카 업체로 성장하였고 지난해에는 글로벌시장에 1만2400곳의 지점을 운영하며 매출액이 98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100년이 넘은 기업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바이러스에 무너지고 있다. 이동제한으로 인한 렌터카 수요 급감은 모든 수입을 차단시켜 ‘유동성 부족’의 함정을 초래했다.

그러나 허츠가 바이러스에 무너지고 있는 이면에는 기업환경의 변화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이미 매우 고전하고 있었다는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 것은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차량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2017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며 부채규모가 244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파산한 업체 중 규모가 큰 글로벌기업 허츠는 우리에게 몇 가지 고민거리를 던져 주고 있다.

첫째는 앞에서 살펴 본 공유차량 업체들과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에서 이미 고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작년 약 5800만 달러(약 720억원)의 손실을 포함하여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두 번째, 과거 허츠는 렌터카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그러나 허츠의 아성에 도전해 성과를 거두며 지금 세계 1위 자리에 남은 회사는 바로 에이비스(Avis)다.

에이비스가 성공한 이유가 ‘진정성’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우리는 더 열심히 합니다’라는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노력의 진실 된 가치를 인식시키며 일류기업으로 발돋움 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새로운 통신기술로 비대면 비즈니스가 성행하는 현대에 오히려 소비자들은 진정성을 갈망하게 되었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진실성과 가식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구매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비대면’ 이슈, 지금 시점에서 또 다른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세 번째는 허츠의 파산으로 당장 우리나라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신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허츠가 보유중인 52만 대의 차량이 중고차시장에 풀려 중고차 가격 하락을 이끄는 동시에 관공서나 렌터카기업 등에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신차판매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산업에 연관된 많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로나19의 도전에 대한 최선의 응전은 무엇일까. 최소한 인간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홍성길 전문기자  s1@suwon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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