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님, 왜 우리 병원 직원들은 자주 바뀌는 걸까요?”라는 질문은 새로 오픈을 한 병원이나 오래된 병원, 규모가 큰 병원이나 작은 병원, 진료 과목에 상관없이 병원을 운영하는 진료 스텝 및 관리자들의 공통된 관심사이자 가장 큰 고민거리라는 반증이다.

작년 봄에 비슷한 시기에 개원을 준비하는 A, B병원의 직원 교육을 의뢰를 받고 진행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두 병원의 원장님은 모두 상급병원에서 오래 근무했던 내과 전문의로 첫 개원이었으며 환자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이 넘쳤다. 차이점은 A병원은 이미 인테리어가 완료된 상태에서 직원 채용까지 완료 후 교육을 의뢰했었고, B병원은 공사와 함께 직원 채용을 위해 교육을 의뢰했었다.

대부분 병원은 A병원과 같은 상황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오히려 B병원의 원장님의 생각이 더욱 궁금해졌고 약 30분간의 짧은 면담을 통해서 이 병원은 이 지역에서 정말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필자도 지속해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만약 개원을 생각하거나 준비하는 분이 이 글을 본다면 필자는 B병원의 케이스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혹시, 비용적인 측면에서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를 추천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B병원의 원장님도 상급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직원들이 수시로 바뀌는 이유에 대해서 참 궁금했다고 말했다. 요즘 취업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의료계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며 쉽게 그만두는 것 같은데 며칠 뒤면 또 직원이 채용되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직원이 바뀐 후 예전처럼 원만하게 손발을 맞추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만약 자신이 개원을 할 경우, 직원들이 즐겁게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개원 준비부터 함께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직원 채용을 잘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우리 병원 직원이 자주 바뀌지 않는 전략을 함께 세워보자!

첫 번째 전략, 우리 병원은 어떤 직원과 함께할 것인가? ‘전문성 있고 친절한 직원?’ 과연 그 전문성과 친절함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우리는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많은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김은진님, 종합검진센터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셨네요? 하루에 몇 명이나 검진했어요? 검진 잘하시겠네요?”라는 질문을 면접에서 하는 경우이다. 입장을 바꿔보라. 대답은 단답형으로 나올 수밖에 없으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잘했다고 답할 것이다. 이런 식상한 질문보다 “우리 병원은 환자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즐거운 병원, 직원들의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등 병원의 철학이나 고유의 컬러를 통해 진료 스텝과 관리자는 일차적으로 병원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전략, 우리 병원은 직원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직원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몸담고 있는 병원에서 자신과 병원의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없을 때 병원을 떠나거나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한 병원에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근무를 하면서 성과를 만들고 성장시켰지만, 고마움이나 인정 및 보상은 고사하고 그 수고가 당연함으로 여기거나 왜 이 정도밖에 못했냐는 질책으로 피드백이 온다면,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심리적인 공허함과 우울감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병원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병원은 직원을 채용하거나 재계약을 통해 지속해서 함께 하고 싶다면 ‘1년마다 월급을 올려줄 것이다. 일 잘하면 인센티브를 올려줄 것이다. 성과를 내면 포상 휴가를 줄 것이다.’가 비전이 아니라, 수많은 병원 중 이 병원을 선택하고 근무를 할 경우 “1년 뒤 목표는 이 지역의 최고의 인지도를 갖는 것이고, 3년 뒤 목표는 □□이며, 5년 뒤 목표는 ■■이다.“라는 구체적인 성장을 통한 성공 로드맵을 시각화해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전략, 우리 병원 직원의 잠재가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가? 우리 직원의 업무나 역할도 병원의 어느 부서나 조직에서도 단순히 상품을 선별•분리•포장•재포장하는 경우처럼 관리자가 직원의 역량을 판단하여 ‘A직원은 여기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B직원은 자주 실수해서 이런 것은 맡기지 말자, C직원은 어리니까 안돼’하며 직원의 현재가치만 바라보고 단정 짓고, 포지셔닝하지 않았는가?

우리 병원 직원에게 항상 자발적으로 근무하기를 원하면서 어쩌면 관리자의 생각대로 움직이길 바라는 장기판의 말처럼, 기계의 작은 부품처럼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우리 병원의 직원들이 자주 바뀌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각각 다른 현재가치에 집중하지 말고,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가치를 읽어내는 관리자의 안목을 높이고, 그들의 각기 다른 속도에 맞추어 물도 주고, 햇빛을 통해 얼었던 땅도 녹여주고, 영양분도 주며 가끔 잡초도 뽑아내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굳이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라고 묻는다면, 필자의 대답은 “강요하지 않습니다”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개인의 경험이 무엇보다 값지고 탄탄하게 무너지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잘 알기에 직접 체험해 보고 선택을 하는 방법도 나쁘진 않다. 단, 경제적 비용이나 인력, 그 무엇보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기에 의료계가 조금 더 빨리 안정화되기 바라는 필자의 마음을 메시지로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전해본다.

홍성길 전문기자  s1@suwon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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