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포용정책 듣기싫다' 파행

도의원 연찬회에 북한전문가 초청 … "현정부 입장 대변" 강연 중지 요청

경기도의회(의장 양태흥)가 도의원 연찬회에서 북한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놓고 시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강연 중지를 요청하는 등 파행을 빚은 것으로 26일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24∼25일 이틀 일정으로 가평군 모 유스호스텔에서 연찬회를 열고, 북한 핵실험 이후 대북정책의 방향에 대한 전문가 강연을 듣기 위해 동국대 고유환(북한학과) 교수를 초청했다.

고 교수는 24일 강연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현정부의 포용정책과 관계없다',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확대해야 한다', '대북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요지의 강연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그러자 이를 듣고 있던 일부 도의원들이 "현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강의를 더 들을 수 없다", "강의를 그만하라"는 등의 고성을 지르며 고 교수의 강연에 문제를 삼고 나섰다.

항의가 거세지자 고 교수는 "한나라당 의원과는 얘기가 되는데 도의원들과는 얘기가 되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표시했고, 도 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맞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고 교수는 예정된 강연을 마쳤지만 질의 응답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양태흥 의장 등의 '엄호'를 받으며 서둘러 연찬회장을 빠져 나가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도의원은 "강의는 대상이 있는데 고 교수가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발언을 했어야 했다"면서도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강의 중단을 외친 도의원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김영주 공보실장은 "자신들의 견해와 다르다고 막말을 하는 것은 의원으로서 함량미달"이라면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96% 이상을 차지하는 도의회에서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