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각종 문화 행사가 풍성하게 열리는 문화의 달이다. 수원 지역 역시 수원화성문화제, 전국연극제 등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다양한 문화 행사 가운데 수원에서 10년 동안 소박한 규모로 이어져 왔지만 강한 울림과 감동, 여기에 세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생각해 보게 하는 문화행사가 지난 27~29일 열렸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수원 인권영화제’는 영상을 통해 ‘인권’을 바라보는 창으로 안내해 왔다.

그만큼 올해 인권영화제 프로그램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미 FTA(자유 무역 협정), 평택 미군기지, 새만금 간척사업과 같은 국가적인 문제부터 노동자, 장애우 등 사회적 소수자, 양성평등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 주었다.
최성규씨는 인권영화제의 필요성에 대해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고 필름 마켓이나 프로모션 중심의 타 영화제와 달리 문화를 통한 인권운동의 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인권 현주소에 대해 갈 길이 멀다며 민주와 반민주, 독재와 반독재로 확연히 이분법적인 구분이 가능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의 인권 상황이 나아진 바가 없다고 말한다.
즉, 세계화의 물결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자본의 이동 속도가 숨가쁘게 전개되는 지금은 여러 사회적 요인이 얽히면서 인권 침해와 이에 따른 폭력양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교묘해져 가고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10년을 이어온 영화제이지만 해마다 부딪치는 어려움은 역시 재정과 관객 동원 부분. 특히 올해는 경기문화재단의 500만원 지원을 받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지만 무료 상영 원칙을 고수, 더욱 많은 시민의 관람을 유도해 인권분야의 관심을 확산시키고자 했다.
최성규씨는 “표현의 자유와 관객의 볼 권리를 위해 정부나 기업의 후원은 받지 않는다는 게 영화제 조직위 방침”이라며 “철저히 시민 참여로 이뤄지는 영화제로 간다는 계획으로 ‘시민 서포터즈’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영장 대관료부터 영화제 상영작 제작자나 감독들의 일부 혹은 전액 기부 형식으로 상영 비용을 절감하는 등 인권영화제가 인권 지킴이와 지역문화의 토양을 비옥하게 하기 위한 조직위의 노력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상영작의 면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웰빙이란 단어가 넘치는 지금, 우리의 눈이 미치지 못한 그늘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최성규씨는 “한 사람의 인권을 포기하면 전부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더 많은 시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축제로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요즘, 10회를 맞이하는 수원 인권영화제는 인권이 ‘너’의 문제에 ‘우리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살펴야 할 삶의 조건이라고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