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때쯤이면 사람냄새가 그립다. 도탑고 살가운 정이 아쉽다. 계절탓인가 보다. 만나고 싶었던 친구와 함께 막 잡아올린 싱싱한 세발낙지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며 맞는 바닷바람은 어떨까. 아내와 두 손을 붙잡고 비린내 나는 곰소 젓갈시장을 둘러보며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 계절 허전함을 달래는 방법 중 하나일 성 싶다.
11월은 아쉬움속에 온갖 것이 버물어진다. 머릿속도 마음속도 휑하니 비워보자. 이럴 땐 여행이 최고다.
한국관광공사는 11월 가볼만한 곳으로 짭짤한 젓갈 내음 물씬 풍기는 가을의 부안 곰소 등 4곳을 선정, 발표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제공>
◇ 매운 맛 책임지는 영양고추 =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영양 고추는 일교차가 심한 산간 고랭지에서 재배되기에 매우면서도 달콤한 맛과 향이 뛰어나고 껍질이 두꺼워 빻으면 가루가 많이 나고 국물에 넣어도 쉽게 가라앉지 않아 최상품 대접을 받는다. 2001년부터는 전국 으뜸농산물전시회에서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빛깔찬’이라는 브랜드를 지닌 영양 고추의 이모저모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입암면 선바위관광지 내의 고추홍보전시관이다. 일월면의 영양고추유통공사를 방문해도 영양고추가 위생적으로 세척, 절단, 건조, 가공, 포장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 명품 여행, 명품 고추 = 충남 청양군 청양읍

청양군청에서 5분거리에 있는 고추랜드에 가면 월별로 고추장 담그기, 고추장떡 만들기, 고추심기와 따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원조 청양고추로 만든 참살이 고추장도 구입할 수 있어 더욱 보람있다.
고추랜드 인근에는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러운 자태를 자랑하는 고운 식물원이 있고, 차로 15분 거리에는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마실 수 있는 칠갑산 자연휴양림이 있어 참살이 여행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다.

◇ 농익은 맛, 무안 황토의 매력 =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가을은 수확의 계절인 만큼 풍요로운 채소와 양념들로 가득하다. 항암작용, 해독작용, 고혈압 예방 및 심장에도 효능이 뛰어난 무안 양파김치부터 양파를 주 사료로 사육한 ‘양파한우고기’, 게르마늄이 풍부한 ‘도리포 숭어회’, 장어의 본고장 ‘명산장어구이’, 볏짚을 이용해 구워낸 ‘돼지짚불구이’, 서해안의 갯벌에서 갓 잡은 ‘무안갯벌 세발낙지’까지…. 황토골 무안의 특별한 맛을 들여다보자.
일탈을 꿈꾸는 당신,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과 함께 나른한 피곤함까지 없애주는 즐거운 승달산 산행을 해보자. 산행 후 맛있는 양파김치와 낙지 한 접시! 노을과 함께 즐기는 바다낚시의 낭만까지…. 상상만 해도 즐겁고 짜릿하다.

◇ 젓갈내음 물씬 풍기는 부안 =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계절, 어떤 젓갈을 넣어야 그 맛이 나올까? 인근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어패류와 곰소염전의 천일염으로 만들어 짭짜름하면서도 담백한 곰소젓갈이 그 답이다.
곰소에는 30여 가지의 젓갈뿐만 아니라 작고 아담한 곰소항, 허름한 모습이 더욱 정겨운 소금밭, 전어와 대하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어시장 등 서민적인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어 찾는 이들의 마음이 흐뭇해진다. 보다 낭만적인 시간을 바란다면 줄포면에 위치한 부안자연생태공원을 찾아가보자.
탁 트인 시야, 서걱서걱 울어대는 갈대밭, 바다 위를 처연히 물들이는 저녁노을 등 이 모두가 부안자연생태공원의 아름다운 서정미를 연출하는 소품들이다.
만약 바다 갈라지는 날 부안을 방문했다면 지체하지 말고 하섬에 가자. 육지와 하섬을 연결하는 바다 사이 길을 걷는 것도, 바다생물들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길 사이로 생긴 작은 호수 위에서 주민들이 고기 잡는 모습과 김 양식을 위해 설치했던 막대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더욱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