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달걀 18개 ‘수원 장발장’과 같은 세계 최대 아동포르노사이트 운영자 형량

수원시내 한 고시원에서 구운 달걀 18개를 훔친 혐의를 받는 47세 이 모씨에게 검사는 징역 18개월을 구형했고 판사는 1심에서 1년을 선고했다.

그는 먹을 게 없었고 너무 배가 고팠다고 한다. 로라 비커 영국 BBC 기자는 자신의 SNS에 “한국 검사들은 배가 고파 달걀을 훔친 남성에게 18개월 형을 요구한다. 이는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와 똑같은 형량”이라는 글을 올리며 의아해 했다. 이후 이씨는 ‘코로나 장발장’으로 불리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항소심 첫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절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과가 나온 뒤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의정부지법과 울산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절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JTBC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배가 고파서 5000원어치 달걀을 훔친 사람에 대한 형량이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현행 법률상 상습강도와 절도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같은 죄를 저지르면 최소 2년 이상에서 최고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따라서 그 역시 재판부가 그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재량으로 형량을 절반까지 낮춰주는 ‘작량감경’(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에 법관의 재량으로 행해지는 형의 감경)을 적용했음에도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을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결과에 따라 형량은 달라질 수도 있다.

비록 달걀 한 개를 훔쳤더라도 그것은 분명한 절도죄다. 그러나 이씨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어려워진 상태였다. 그의 전과도 모두 ‘생계형 좀도둑’ 수준이었다. 코로나19로 일감이 없어진데다 체형이 왜소하고 보행 장애까지 있는 그에게 일감은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무료 급식소마저 문을 닫자 번번이 굶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이 씨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 국민들은 이른 바 가진 자들의 '유전무죄'와 비교된다며 분노했다. 국민의 법 감정은 법원의 판단과 큰 차이가 있었다. JTBC 보도에 달린 댓글 중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 내도 집행유예, 별장 성 접대도 무죄라더니 계란 몇 개 훔쳤다고 실형을 때리나.”라는 말은 국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또 아쉬운 점은 이씨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는데도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찾아가는 복지’가 아쉽지만 안타깝게도 지방정부에 소속된 소수의 사회복지사들이 이들을 찾아내기는 업무가 너무 버겁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을 겪는 빈곤계층의 절도와 사기 등 '생활고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칠 수밖에 없는 ‘장발장’에 대한 국가와 법조계, 사회의 보살핌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