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재난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해 일선 소방서와 유관기관간에 설치된 비상연락망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나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이성환 의원(안양6)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정부의 재난관련 긴급신고 일원화 시스템 구축사업에 따라 도(道) 소방본부는 지난 2001년부터 3년간 소방본부-소방서-유관기관(시ㆍ구청, 한전, 도시가스)을 하나로 연결하는 '신고통합장비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스템은 소방본부와 25개 소방서에 주장비를, 한전지사와 도시가스회사, 시ㆍ군청 등 86곳의 유관기관에 단말장비를 각각 설치, 비상시 소방서에서 버튼을 누르면 해당 기관 상황실 컴퓨터 모니터에 각종 재난관련 신고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뜨도록 구성됐다.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경기도 9억8천359만원 등 전국적으로 모두 3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일선 소방서에서 신고통합장비를 이용해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유지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드러나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도 소방본부와 일선 소방서는 신고통합장비를 이용, 유관기관과 연락을 취한 사례는 거의 없고 설치한 장비들도 대부분 상황실 한쪽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신고통합장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통신기술이 급속히 발달해 대체 연락수단이 다양해진데다 소방서에만 상황실이 설치됐고 유관기관에는 상황실이 없어 담당자가 근무하지 않는 야간이나 휴일 등에는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 소방본부는 이에 따라 신고통합장비가 고장났을 경우에 대비한 별도의 보수예산조차 책정하지 않고 있다.
이성환 의원은 "각종 재난발생시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통신기술발달수준을 파악하지 못한 채 무조건 설치하고 보자는 식의 정책적 오류로 인한 것으로 결국 막대한 국민의 혈세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방본부 관계자는 "2001년 도입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술이었으나 최근 통신기술이 급속히 발달해 통합장비의 필요성이 사라졌고 해당 유관기관에 상황실이 설치되지 않아 사실상 사용실적이 없다"며 "현재 비상시에는 소방서 상황실과 유관기관 당직실로 핫라인이 연결돼 전화로 사건사고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