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도시재생사업은 2013년 제정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하여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업유형은 크게 경제기반형과 근린재생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경제기반형은 국가핵심기능의 정비개발과 연계하여 신규 도시기능 부여, 고용창출 등이 주목적인 사업으로 본 칼럼에서 다루고 있는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재생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선정되어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를 보면 경제기반형이 6곳, 근린재생형이 259곳입니다.(박정은외, 2020 지방중소도시 재생모델 구축방안:34 정리) 

도시재생사업이 다른 도시개발 및 정비 사업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대상지역내 기존 주민 커뮤니티와 문화적 특성의 보전을 고려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재생사업 수행은 지역거주민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해당 계획수립 및 실행 과정 속에서 거주민들이 대상지역의 지속적 관리 주체로서의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시는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시민참여형 도시기본계획 수립을 시도, 도시관리에 있어 시민참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이재준 전 부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수원지속가능도시재단’을 통해 지역현장에서의 주민공동체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 목표전략.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 목표전략.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행정과 주민을 잇는 중간지원조직으로서 마을만들기 활동과의 연계 등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지역 거버넌스 구축을 지원한다. 사업지역별로 지원인력이 상주하는 현장지원센터를 설치(현장상황 및 사업진척정도에 따라 현장지원센터의 공간구성 및 역할기능에 지역별 차이가 있습니다)하여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 공간이용 관련 문의와 요구에 상시대응하면서 지역공동체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현재 수원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역은 행궁동, 경기도청주변, 매산동, 세류2동, 연무동 등 5개 지역입니다.

수원시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위치도.
수원시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위치도.
수원시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개요.
수원시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개요.

각각의 도시재생활성화사업 구역별로 대상지역 공간 및 공동체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행궁동 도시재생활성화사업 구역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내에 위치하며, 더욱이 과거 재개발사업대상구역으로 지정되어 자주적 주택개량 및 공공시설정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생활환경의 노후불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던 지역입니다. 이에 따라 집수리 등 마을관리에 대한 요구도가 높습니다. 또한 과거 수원지역 특화주(불휘)에 대한 경험이 있고, 국내3대 효모(누룩)전문사업가 중 1명이 행궁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행궁동내 젊은 청년들의 맥주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는 등 전통양조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습니다. 또한, 단독주택이 주를 이루는 주거지로 조경에 대한 관심 또한 비교적 높습니다. 도시재생대학 과정을 통해 지역내 과제와 향후 방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역사문화자원의 중시 및 활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특히 커뮤니티 비즈니스로서 마을관리, 양조, 조경을 테마로 하는 협동조합 조직들이 도시재생 주민협의체와 별도로 구성되어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행궁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전경 및 내부 모습.
행궁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전경 및 내부 모습.

경기도청 주변 활성화사업구역은 경기도청사 이전예정에 따른 환경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수원역 앞 젊은이들의 거리인 대학로 동측으로 연계되는 향교로 주변 및 도청 남서측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입니다. 대상지역주민들은  공유냉장고와 공유부엌, 가드닝도구와 장난감, 생활공구 등 도심생활에 필요한 공유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세대주택 밀집지에는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별도로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용하고 있는 지역공동체 활동 거점공간인 24시 마을공유소인 ‘고래등(주민공모로 선정되었음. 고래의 등처럼 생겼다는 고등(高等)동의 유래에서 비롯됐으며 고래등처럼 넓고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작명으로 누구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희망의 공간으로 자리잡기 바라는 주민의 염원이 담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로의 연계, 향교 등의 영향으로 청년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 청년네트워크와 향교로 인문기행 관련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상지역내 위치하는 여성가족회관(수원도시공사 운용)의 지원을 받아 여성들의 시각으로 지역내 공간환경에 대한 과제와 정비 및 공동체 활동방향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자주적인 지역주민 공동체 활동 및 공감대 확산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활성화사업구역내 '고래등' 24시 마을공유소.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활성화사업구역내 '고래등' 24시 마을공유소.

매산동은 수원역 동측 핵심 보행상권 중 하나인 대학로를 포함하는 상업지역과 배후 주거지역으로 청년문화와 시장, 골목상권 활성화, 그리고 교통이 편리하고 저렴한 주거가 많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다문화가 주요 주제입니다.

연무동의 경우는 수원천변에 위치한 소규모 나홀로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는 주거지역으로 노인과 어린이들의 양육에 관심이 높습니다. 현장지원센터도 어린이 높이터 옆 노인정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집수리 등의 마을관리사업과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지역주민들의 주된 활동주제입니다. 또한, 연무동은 국토교통부가 시행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사업’ 연계되어 있어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도 도시재생의 주요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연무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놀이터 옆 노인정 2층에 입지).
연무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놀이터 옆 노인정 2층에 입지).

도시재생사업의 진행에 있어서는 주민활동정도와 주제사업 등에 따라 진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인 추진방법은 주민역량을 강화하고 조직화하며,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행궁동 사업구역을 예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궁동 도시재생활성화사업 진행 체계.
행궁동 도시재생활성화사업 진행 체계.

주민들의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학습프로그램을 운용하며, 일정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소수 관심을 표명하는 주민을 중심으로 주민협의체를 모집 구성합니다. 이후 해당 주민협의체와 보다 구체적인 지역과제 및 사업계획, 그리고 주민들의 기대역할과 행정과의 관계 등에 대해 학습, 논의하면서 주민협의체를 확대, 구체화합니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에서의 주민협의체는 여타 정비사업의 추진협의체와 달리, 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초기 모집된 구성원들만 참여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관심과 활동의지가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언제든 참여할 수 있도록 상시모집 방식으로 전환하여 운영되었습니다. 이는 주민조직 구성의 개방성과 효율성을 증진할 개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편 사업계획에 있어서는 위계에서 있어 수원시 단위의 도시재생전략계획이 수립되고 해당 전략계획에 의해 지정된 활성화지역에 대해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에 대한 선정 및 계획검토가 우선되고 도시재생전략계획이 수립되며, 이 과정에서 상호 피드백되며 계획이 병행, 수립됩니다. 그에 더해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어도 대상지역의 주민협의체 활동과정을 통해 지역현안사업 등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어 비교적 소규모 주민제안사업 형식으로 추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상지역별로 해당 지역 공간 및 공동체 특성을 반영하여 적합하다고 공감되는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당연히 사업 구역별로 서로 차별화된 특색있는 주제가 발굴되고 진행될 개연성이 높아집니다.

수원시의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수립과정을 보면, 여전히 행정주도의 정비계획의 성격이 강하지만 민관협력을 전제로 하는 지역공동체의 주체적 활동계획으로 이전해가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에서의 도시재생사업은 초기과정은 행정에 의해 주도적으로 활성화 계획(안)이 수립되지만 실제 사업의 진행과정에 있어서는 지역주민들의 공동체활동과 관심영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의 학습과정이 선행 혹은 병행되며, 주민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사업진행 방법이나 내용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보완, 편집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록 저예산사업위주이긴 하지만 학습 및 논의과정에서 주민들의 공감이 형성된 사업은 주민제안 사업으로 우선 시행되는 것은 주민들의 주체성을 증진하는데 있어 매우 유의미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 도시재생지원센터'로 문의바랍니다.(https://www.sscf20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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