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골퍼 돕는 조희진씨

2년째 부러진 골프채 무상수리

"장애인 복지관 같은 곳에 기부금을 내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골프채 고치는 일로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수원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서 중고골프채 판매 가게인 '가자골프'를 운영하는 조희진(38)씨.

15평 규모의 조그만 골프숍 사장인 조씨는 충북 옥천의 아동보육시설인 영실애육원 할렐루야골프단 선수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존재다.

할렐루야골프단은 골프선수였던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백성기(54) 목사가 지난 2002년 보육원생 12명으로 창단한 꿈나무 골프단으로 권오근(45) 프로가 감독을 맡고 있다.

조씨는 지난해 3월부터 할렐루야골프단의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채의 수리를 담당하고 있다.

권 프로가 옥천 훈련장에서 부러진 드라이버나 아이언을 모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조씨에게 가져다 주면 조씨가 감쪽같이 새 것처럼 고쳐 돌려 준다.

보육원 골퍼들이 옥천이 아닌 제주도나 강원도 등에서 전지훈련을 하거나 대회에 참여하고 있으면 고친 골프채를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

한국골프클럽위원회의 골프피팅스쿨을 수료한 조씨는 부러진 골프채만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 헤드의 무게도 조정해주고 각도도 맞춰 주는 클럽피팅까지 해주고 있다. 물론 이 모든 비용은 전액 무료다.

일반인 골퍼는 채를 부러뜨리는 일이 거의 없지만 보육원 골퍼들은 워낙 열심히 훈련하다 보니 한 달에도 서너 개 이상씩 골프채를 부러뜨리기 일쑤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선배인 권 프로의 권유로 '자의 반 타의 반' 골프채를 고쳐주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보육원 골퍼들의 부러진 채를 고치는 일이 즐겁다.

어려운 환경에서 골프를 하는 보육원 아이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골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프로골퍼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조씨의 바람이다.

아직 골프채만 고쳐주었지 정작 한 번도 보육원 골퍼들을 만난 적이 없다는 조씨는 "골프채를 후원해주지는 못하지만 골프채 수리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다"며 "내년에는 직접 아이들을 만나 골프 하는 모습도 보고 얘기도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