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13)] 고집(固執)과 아집(我執)

정준성 논설실장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팀’ 또는 ‘그렇게 버티는 성미’ 국어대사전에 정의된 고집(固執)의 뜻이다.

뭔가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것을 무조건 밀어 붙이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럴 경우 서로의 관계가 깨지면서 불신만 쌓게 하는 근원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고집은 부정적이기는 하나 긍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도 많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신념이 함축되어 있어서다.

장인들의 우직한 외길인생을 외고집이라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해서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지켜서 우기는 것'이라는 표현도 쓴다.

그중 옹고집(壅固執)은 아주 억지스럽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만을 굽히지 않고 우길 때 사용한다.

대화나 협상의 여지를 없는 사람을 표현하는 단어도 있다.

고집이 너무 세 조금도 융통성이 없다는 의미의 고집불통(固執不通)이 그것이다.

하지만 같은 과(科)인 아집(我執)에 비하면 그래도 부드러운 편이다.

아집이란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나 좁은 소견에 사로잡힌 고집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자를 직역한 뜻인 ‘나를 붙잡음'이란 것처럼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적당한 고집은 소신이 되지만 지나친 고집은 아집이 된다‘ 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부정적인 표현으로 자주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자신의 뜻만 옳다고 생각하여 타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부정하는 아집.

그렇다면 아집은 어떻게 형성될까.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과거의 성장 배경과 생활 환경에 따라 길들여지고 습관화된 결과물이라고 한다.

따라서 한번 마음에 틀이 되어 버리면 그것을 깨닫기 전까지 계속 굳어져 가는 경향이 있다는게 정론이다.

인간 누구나 아집에 사로잡히면 사고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며, 폐쇄적이 된다. 독선의 형태도 띈다. 그래서 무섭다고 말한다.

특히  나라는 물론 직장 조직 단체를 이끄는  지도자가 그렬 경우에는 더하다.

폐해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예부터 선현들은 ‘아집없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수없이 설파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지도자의 쓸데없는 아집으로 인한 상처가 너무 많은 나라다.

위정자들이 국민들과 마음을 터놓고, 소통을 이루지 못한 결과다.

청와대가 여야에게 내일(14일)까지 3명의 신임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고 한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3일 자진사퇴한 해수부장관후보자를 제외한 두 장관후보자에 대해 이번 정부들어 30번째 국회동의 없는 장관 임명을 강행할 모양이다.

저서 ‘독선과 아집의 역사’에서 “국정 실패는 통치자의 아집과 오만함의 소산이다”라고 일갈한 미국의 역사작가 바바라 터크면의 말이 다시한번 생각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