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치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조심 조심 또 조심 해야 할 것이 말이라는 경고다.
속담이지만 시 공간을 초월한다. 일찍이 이같은 말의 위력을 간파한 선현들은 수많은 경구(警句)도 남겼다.
그 중 중국 오나라 명재상 풍도(馮道)의 글은 유명하다.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다)"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 두면) 안신처처우(安身處處宇·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지금도 ‘말조심’ 경고의 원전(元典)으로 꼽한다.
말의 품위를 지켜내라는 사자성어도 많다.
사불급설(駟不及舌·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속우원(耳屬于垣·벽에도 귀가 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 호령여한(號令如汗· 땀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한 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 악사천리(惡事千里 ·나쁜 말은 세상에 빨리 퍼진다)는 등등.
가려서 하지 않는 말로 남의 원한을 사거나 원망을 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들이다.
우리나라 3대 시조집의 하나인 청구영언(靑丘永言)엔 더욱 피부에 와닿는 구절도 있다.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하는 것이/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한 번 내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으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말은 곧 말한 이의 인격 그 자체”라는 의미의 시품출어인품(詩品出於人品)도 그래서 나왔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다라 말한 사람이 선하게도 보이고 나쁘게도 보이지만 가려하기 쉽지 않은 것이 또한 말이다.
이같은 말을 교묘히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개중엔 정치인과 위정자들이 많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정당화시키고, 때론 진실을 호도하는 일에 자주 사용해서다.
물론 진실이 담긴 말로서 청중을 사로잡고 듣는이에게 감동과 공감도 선사하지만 역사에 비추어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선동가 정치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고,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어려운 정치인들의 말.
선거판에선 감당하기 힘든 막발도 난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일쑤다.
또 하는 발언이 워낙 거칠고 매번 수위를 넘다 보니 이젠 웬만한 말은 관심도 끌지 못할 정도가 됐다.
내일(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토론회를 마친 국민의 힘 대표 경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후보자간 정책은 실종되고 험담만 오가는 추한 말들이 넘쳐 났기 때문이다.
구시화복문(口是禍福門)이라 했다. ‘잘못 쓰면 입이 화문이지만 잘 쓰면 복’이라는 말이다.
말 한마디가 격려가 되고, 희망이 되고, 감동을 준다는 뜻도 된다.
경선 기간내내 후보간 말 난타전을 본 국민들의 피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