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시계’는 정부가 국채 등을 발행해 민간·해외 투자자에게 빌린 채무를 표시하는 시계다.
다시 말해 현재 ‘나라 빚’이 얼마인가를 국민들에게 고하는 일종의 고백시계인 셈이다.
지난 2013년 9월 국가채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목표로 국회 예산정책처 홈페이지에 처음 게시했으니 올해로 8년째 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혹 알고 있다 해도 관심도 또한 미미하다.
당초 취지와는 달리 예산정책처 홈페이지 첫 화면에 이를 찾아 볼 수 없어서다.
초기 화면에서 ‘재정경제통계시스템’을 클릭하고 들어가 다시 ‘서비스 바로 가기’를 눌러야 비로소 국가채무시계가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초 취지가 변색된 것은 물론 늘어나는 나라빚에 대한 불감증을 불러 오는데 일조(?)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가부채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도 나랏돈을 쌈짓돈 쓰듯 무분별하게 쓰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도 말이다.
아무튼 세인들의 관심을 떠나 국가채무시계는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과거 올드보이들의 우스갯소리 ‘국방부시계는 간다’라고 했듯이.
그 시계를 들여다봤다. 그리고 초 단위로 한 번 살펴봤다. 한국의 국가채무가 1초당 305만원씩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 채무와 지방정부 순채무를 합해 ‘똑딱’하는 사이 보통 샐러리맨 한 달 월급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체 채무는 얼마나 될까? 지난 2월 기준 912조5140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하면 국민 1인당 국가채무가 170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실제 현재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약 1760만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총 국가채무를 올해 2월말 기준 주민등록인구인 5182만명으로 나눈 수치다.
해당연도 국가채무를 통계청 추계인구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지난 1997년 131만원에서 2000년 237만원, 2005년 514만원, 2010년 791만원으로 증가해왔다.
1인당 국가채무는 2014년부터 100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0년 1636만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6월 현재 기준 1700만원을 넘었다.
정부는 내년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한 뒤 2023년 1217조1000억원, 2024년 1347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계청 추계인구로 나눠보면 내년 1인당 국가채무는 2105만원으로 추정되며, 2023년에는 2347만원, 2024년에는 2598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정부 특히 여당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가 부채가 많아지면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물론 국가신용등급도 떨어질 수 있다.
외환위기 때처럼 외국에서 돈 빌리기 어려워지고 국민들의 생활고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20∼30대가 ‘영끌’ ‘빚투’ 등으로 주식과 부동산을 무리하게 사들이고 있다.
나라도 빚을 내고 국민들도 빚을 내서 생활을 이어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 일수록 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낭패를 막을 수 있다.
시계는 숨어있고, 부채에 대한 국민 불감증은 높아가고, 선심성 복지는 난무하고, 채무시계의 숫자는 쉴 새 없이 불어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사면초가가 따로 없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