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는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서로 경쟁하듯 지원하기 위한 공모사업 운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행정에 의한 공모사업 보조금 사업 위주로 하는 마을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지속적인 관점에서 공모사업 지원금이 마을만들기 활동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지원금에 바탕으로 하는 활동전개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기초자치단체에서의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이 일반화하기 이전에 주민주도의 자생적 마을만들기 사례로서의 2006년에서 2014년까지 이루어진 수원시 세류3동에서의 마을만들기 활동을 살펴보고, 사업 기획 참여자들의 활동에 한정된 마을만들기가 아니라 마을전체로의 공감 및 활동참여 확산으로서의 마을만들기 전개관점에서 그 시사점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세류3동의 사례는 공모사업에 맞추어진 특정조직에 의한 특정목적의 마을만들기 활동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역전반의 과제를 발굴하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장점을 확대하는 일련의 활동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직을 확장하고 거점을 형성해 나간 사례이다. 

세류3동 마을만들기는 2006년 지역공동체 활동과 역사에 관심을 갖는 김용국 박사를 중심으로 몇몇 주민들이 함께 후손들에게 마을을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협의하여 당시 행정안전부의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시범사업’에 공모, 시범마을로 선정되었고 2007년부터 가시적인 사업에 돌입하였다. 

당시의 목표는 ‘마을의 정체성을 살리자’ 였다.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으로서 정조시대의 상류천 표석(조선시대 정조임금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건릉으로 행차하기 위해 거등길에 세워진 표지석), 장승배기라는 지명, 산제당을 시작으로 지역시인(한하운) 등을 발굴하고 이를 정비‧활용한 지역공동체 행사 등을 중심으로 마을만들기 활동을 전개해 왔다. 

세류3동의 마을만들기 활동과정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1단계는 도입단계로서 지역주민들이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마을만들기 활동에 대한 공감 확대에 주안을 두었고, 2단계는 활동의 심화를 통한 조직화와 활동거점 공간의 마련과 마을전체를 아우르는 마을계획의 수립이 이루어졌으며, 그리고 3단계는 마을계획의 실현노력으로 정리될 수 있다. 

① 1단계(2006년 ~ 2009년) : 지역자원을 활용한 행사‧활동 등을 통해 주민들의 지역 및 마을만들기 활동에 대한 관심 증진 도모

사업공모 및 활동기획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지역에 기여할 개연성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상류천(上柳川) 표석설치 제막식 등의 행사에 주역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초대하고 진행하였으며, 장승제작 및 설치과정 등 사업수행과정에 주민들이 직접참여하고, 마을풍물패 등 기존 지역자원과 적극 연계하였다. 사업진행과정을 통해 보다 많은 주민들을 폭넓게 참여시킬 수 있었으며, 직접적인 활동과정을 통해 주민들의 주인의식을 고양할 수 있었으며, 제한된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특히, 단순한 장승설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결혼식을 못 올리신 어르신 부부의 결혼식을 함께 거행하는 등 초기 과정에서는 보다 많은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활동에 참여하고 지역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 노력하였다.
 
② 2단계(2010년 ~ 2011년): 활동심화 및 조직화 단계(마을만들기 교육 심화와 사업전개를 통한 마을전반을 아우르는 조직구성과 계획수립)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단위로 몇몇 주민들에 의해 주도되는 활동을 지속하면서 이를 넘어서 지역내 모든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어서 계획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서 진행 될 수 있도록 지역전체를 아우르는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기존의 공동체적 활동을 바탕으로 활동주체로서 마을만들기 주민대표 조직인 ‘세류3동 좋은마을만들기 협의회’를 설립하였다. 

해당 조직은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마을만들기에 관심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외부 인사들을 자문위원 및 고문으로 모시고 구성되었다. 

또한, 주민참여 및 공감대 확대를 위해 어른들 위주의 행사에 더해 아이들을 위한 마을행사로서 천변문화제를 새로이 시작하였으며, 마을만들기 협의회는 타 농촌마을(화성시 장안면)과 주민자치위원회간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관련 장승설치 및 농산물 장터를 운영하였다. 이는 마을만들기 협의회 뿐만 아니라 지역 내 타 주민공동체 조직에 대한 배려를 통한 협력과 공감확산노력의 구체화된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당시 경기도의 ‘푸른경기21 실천협의회’가 운용한 도시대학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주민주체(통친회, 주민자치위원회, 버드내연합회, 새마을 문고)와 행정이 함께 고민하면서 마을계획을 수립하였고,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사업을 활용하여 일부 목표를 달성해 가면서 주민들에 의한 마을계획을 구체화 하였다.

그리고, 지역 내 상점인 ‘커피나무’를 ‘세류 문화충전소(지역공동체 활동거점)’로 지정하고 그간의 활동사진을 전시하고 그림으로 그려 나누고 베푸는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주민과의 소통 확대를 꾀하였으며 그간 ‘세류3동 좋은 마을만들기 협의회’의 활동을 알리는 사업을 추진하였다. 

 ③ 3단계(2012년 ~ 2014년): 활동의 지속과 마을계획 실현 강구

마을만들기 사무실을 마을에 자리잡은 지역주민회원의 공간(명성 인테리어 할인매장)을 활용하여 개소하고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였으며, ‘마을신문’을 기자단 공개모집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여 제작하고, 직접 배포하였다. 그 외에 마을 화단가꾸기 사업 이래로 지속적으로 전개하여온 마을의 녹색환경 개선 활동의 일환으로 1가정 1화분 갖기 운동인 ‘녹색 꽃마을 르네상스사업’ 등을 수원시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활용하여 추진하였다.

기존에 커피나무에 있었던 ‘세류 문화충전소’를 홍승범 회원이 제공한 공간으로 독립하였고, 이와 더불어 명성인테리어에 있던 ‘세류3동 좋은 마을만들기 협의회’ 사무실도 ‘세류 문화충전소’로 통합이전하였다. 

공간이 확보되면서 문화충전소를 거점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기획하고 주민교육을 실시하면서 이와 더불어 나눔장터를 운영하였다. 

한편, 수원시가 2013년 동별 마을계획단을 구성, 동단위 마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활동을 시 전역을 대상으로 전개 하였는데, 행정이 구성, 지원하는 추진주체가 기존 마을만들기 협의회와 별도로 구성됨에 따라 기존 세류3동 마을만들기 협의회는 별도로 진행하는 등, 모호한 상황이 되었다. 이에, 세류3동 좋은마을만들기 협의회는 수원시 지원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한국예술위원회, 경기문화재단, 수원문화재단 등의 공모를 통하여 주민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상의 세류3동에서의 사례특성을 통해 마을만들기 활동의 전개에 있어 시사점을 보자면 마을만들기 활동과정에 있어 초기 공모‧기획그룹만의 활동으로서가 아니라 가능한 지역주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활동으로서의 전개, 지역주민 전반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직구성 측면에서는 초기 마을만들기 기획그룹만이 아니라 타 지역공동체 조직도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하며,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들을 점차 확대하면서 지역전반을 아우르는 조직으로 성장, 구체화 해 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특정 프로젝트관점과 마을전체적 관점이 병행 확장되어 가는 것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또한, 공동체 거점공간측면에서도 지역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활동거점의 발굴 및 설정과정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세류3동의 해당 활동성과들이 거의 사라진 현실에 비추어 주민들의 활동이 지역 내 행정조직의 활동과 긴밀하게 연계되지 못하는 경우 그 지속성에 있어 한계를 가지게 된다는 점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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