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논쟁거리지만, 요즘 같은 여름의 길목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뜨거운 감자’ 가 있다.
바로 ‘보신탕’ 이다. 워낙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게 갈려 수면위로 떠오를 때마다 찬반론자들이 격렬하게 맞붙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엊그제 “개식용 금지 관련 법률을 사회적 공론에 부치고 논의할 때가 됐다”며 보신탕의 혐오성을 직격하자 또다시 여론이 들끓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끝없는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개고기.
언제부터 인간이 섭식을 했는지 정확하지 않다. 사회학자들은 인류와 같이한 개의 역사에 비춰 볼 때 가늠이 어려울만큼 유구하다고 밝힐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의 기록에도 수없이 등장한다.
중국 고대 경전 ‘예기(禮記)’를 보면 2600년 전인 주나라 때부터 여름철 보양식으로 애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또 사기(史記) 진본기에는 “기원전 675년 처음으로 복일(伏日)을 정해 개를 잡아서 사람을 해치는 열독을 제거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개 백정(白丁))이 제후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개 도살업자’인 번쾌가 잡아준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
유방은 번쾌를 한나라 창업의 일등공신으로 책정, 제후로 삼았다는 일화가 그것이다.
로마 사람들도 개고기를 신성시하고 즐겼다고 한다.
특히 복날을 개의 날(dog’s day)이라 해서 이날 개를 잡아 제사지내고 먹으며 별을 달랬다고 한다.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가 삼복 기간에 해와 함께 뜨면서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그랬다는 것.
뿌리 깊은 중국의 개고기 역사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견육(犬肉) 사랑은 유별나다.
따라서 식문화 또한 다양해지고 재료도 귀하게 여겼다. 특히 여름철 보양식으론 으뜸으로 쳤다
조선시대엔 한여름 며느리 친정 나들이에 술병과 함께 보낼 정도였다고 하니 짐작이 간다.
복(伏)이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인 것도 이런 연유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해 지금은 ‘개고기 문화는 야만’이라는 인식이 널리 펴져 있다.
국제사회와 동물 보호단체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된지도 오래다.
특히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의 폭발적 증가세로 ‘개고기 식용 금지론’이 힘을 받아 보신탕집마저 골목 속에서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쇠락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1천만명을 넘었고 관련 시장규모만도 5조원대를 내다본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반려동물 가구가 전체가구의 29.1%에 달한다. 덕분에 개들이 상팔자로 대접받는 것이 요즘이다.
그러나 아직도 두터운 개고기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때문에 50대 이상은 ‘없어 못 먹는다’는 반응이 여전히 많고,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환자 영양식으로 최고라는 예찬론자들도 줄지 않고 있다.
이번에 다시 공론화의 장에 등장한 보신용 개고기.
‘보신탕 예찬론자’와 ‘개고기 식용 금지론자’들간 팽팽한 논쟁을 거쳐 새로운 제도개선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