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chaos)’.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한 현상을 말한다.

 ‘혼돈(混沌)’이라고 번역되는 경우도 많다.

복잡, 무질서, 불규칙한 상태를 일컫기도 한다.

어원은 그리스어다. 우주가 생성되는 과정 중 최초의 단계로 정의되며 천지의 구별이 없는 무질서한 상태를 뜻할 때 자주 사용된다.

카오스의 반대되는 말이 ‘코스모스(Cosmos)’다.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를 뜻한다.

물론 앞서 설명한대로 간단하게 정의될 두 단어는 아니다.

포함하고 있는 의미가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두가지 표현을 빌어 질서와 무질서를 정의 하곤 한다. 

작금의 정치권을 놓고 마치 우주가 생성되기 전 카오스, 즉 ‘혼돈의 시대’와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금은 과장된 말 같지만 요즘의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도 아닌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여권부터 보자. 대선주자간 경선이 한창이지만 후보간 의혹폭로와 해명,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기위한 마타도어와 그에 대한 반격 등 경선 열기보다 후보간 물고 뜯는 열기가 더 뜨겁다.

이런 와중에 엊그젠 주자중 한사람이 사퇴를 하고, 최근엔 청와대까지 끌어들이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선 야당을 향한 ‘고발사주’ 의혹을 연일 제기하며 집권당 국회의원들의 십자포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까지 포함한 믿어 못믿어식 포격이다.

11명의 대권후보가 8명으로 정리된 야당은 야당대로 후보자간 치고 받기가 접입가경이다.

‘고발사주’ 의혹을 놓고 자중지란까지 일어나는 모양새다.

코로나 19로 지친 마음을 추스르며 진실을 가려내야 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무릇 정치란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조정·봉합하며, 사회 각계각층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정치인이 폭넓은 지식과 사고, 시대를 읽고 선도하는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을 6개월 앞둔 현시점에서 보는 정치인들은 어떠한가. 사회갈등을 치유하기는커녕 갈등을 유발하고, 때로는 분노한 민심에 올라타 사회분열을 확대·재생산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주목받고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믿는다. 군중 뒤에 숨어 힘센 편, 이기는 편, 내편을 찾아 헤메면서 말이다.

이런 정치인들을 조금이라도 정죄할 수 있는 추석명절 밥상머리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정치 ‘혼돈의 시대’. 그 터널을 지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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