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게 인간이다.

따라서 항상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속에 산다.

이런 심리는 인류의 탄생이후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점(占)과 부적(符籍)이다.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됐지만 디지털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이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갖게된 것은 모두가 선견(先見)이 없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점과 부적을 다루는 무속인과 역술인이 50여만명을 넘어섰고 시장 규모가 영화산업과 맞먹는 수조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선호하는 인구가 많다는 반증이다.

특히 선거철, 입시철, 인사철만되면 이같은 인구는 더욱 늘어 유명세를 탄 점집과 역술인집은 문정 성시를 이루기도 한다.

최근엔 평소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용 부류도 천차만별이며 나이 불문이다. 젊은이도 부쩍 늘었다.

어려워진 경제 탓이다. 취업문이 막히자 답답한 미래를 점괘에 의지해서라도 뚫고 싶은 심리가 커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의뢰 내용도 앞날에 대한 예측, 금전운과 돈을 버는 나이, 학업운과 직장운, 애정운, 결혼운, 관운, 건강운까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덕분에 인터넷이나 전화 상담 점집 또한 난립하며 운세상담 반값 할인쿠폰까지 나올 정도다.

아울러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종이 부적과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들었다는 갖가지 형태의 장신구도 인기몰이중이다.

점을 가장 선호하는 부류로 정치인도 빼 놓을수 없다.

당선을 위해 ‘용한 역술인 찾아 3만리’도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이 많아서다.

그러면서 공천과 당선 가능성은 물론 사무실 위치와 전화번호 숫자, 사용할 구호까지 ‘점지’ 받는다고 한다.

거기에 혹시나 있을지 모를 액막이용 부적까지 주문한다고 하니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야당의 대권주자간 부적논쟁이 세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논쟁도 접입가경이다.  

‘왕(王)자 부적’으로 시작된 논쟁이 ‘빨간속옷’ ‘개명(改名)’등의 무속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물론 점과 부적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재앙을 막고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도구일 수 있다.

또 점을 보며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부적을 소지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보통사람들도 아니고 이 나라와 국민을 이끌겠다고 나선 ‘자칭 지도자’들이라면 좀 달라야 된다.

그리고 퇴행적인 무속과 역술 공방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서도 안된다.  

악귀를 쫓고 복을 가져다준다는 부적이 오히려 액(厄)을 불러온 형국이 되어버린 작금의 야권 대선판을 보며  ‘자신의 운명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격언이 다시금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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