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한 불필요한 대면 관계의 단절 속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일상을 지속시켜 왔다. 지금은 다행스럽게 일상으로의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도되었던 다양한 변화들은 우리 앞에 변화된 일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세계로의 통로 중 하나가 메타버스(Metaverse)이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가상 혹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및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가상 세계라는 의미이다.

코로나로 멈춰 섰던 여행업계는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실제 공간의 한계를 넘는 상품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 & 블록체인 서울’에서 강연자는 파도치는 제주도 애월의 해변, 단풍으로 물든 강원도 설악산의 오솔길, 눈 내리는 전주시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등을 메타버스로 즐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전 세계 1억 9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서울의 대표 여행지인 석촌호수를 제페토를 활용해 구현한 롯데월드 맵을 공개했다(http://www.traveltimes.co.kr). ANA그룹은 2022년 VR 여행 플랫폼 ‘스카이웨일’ 론칭을 계획 중인데 스카이웨일은 시공을 뛰어넘는 여객기를 콘셉트로 Sky 파크, Sky 몰, Sky 빌리지의 3가지 공간을 구현할 것이다. 세계의 다양한 도시와 명소를 3D로 구현한 스카이 파크에서는 현실 여행을 추천하고 예약하는 동시에, 가상의 스카이 몰에서는 쇼핑객들이 자유롭게 쇼핑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쇼핑한 제품은 실제로 집으로 배송된다. 또한 스카이 빌리지에서는 의료, 교육 및 행정 등의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마법 같은 세상이다.

현실에는 신체적 제약, 시간 및 경제적 문제로 인해 여행에 참여할 수 없는 다수의 여행약자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여행업계의 틈새공략을 목적으로 새롭게 등장한 스타트업 여행사인 ‘어뮤즈트레블’이 있다. 어뮤즈트레블은 건강한 사람들을 위해 표준화된 기존 여행상품에서 벗어나 신체적 제약을 가진 여행약자들을 위한 여행사를 표방하였으나 상품가격이 기존상품에 비해 20-30%가 비싸다. 가격이 새로운 여행 장벽이 될 수 있다. 시공간의 한계를 넘은 현실(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메타버스는 이처럼 이러저러한 이유로 여행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많은 여행약자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입체적 인터넷이라 불리는 메타버스의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그 누구도 명확하게 답할 수도 없고 상상의 한계를 정할 수도 없다. 시공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세상의 창조와 기존 질서의 파괴가 맞물리는 메타버스와 시공간의 이동이 전제가 되는 여행산업이 결합하여 어떤 새로운 모습의 여행형태 및 여행 노마드가 등장할지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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