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2층 만남의 광장, KTX 초고속 열차, 열차 타는 즐거움과 함께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어린시절 완행열차 추억을 더듬다보면 어느새 부산역이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가 부관 페리를 탄다. 뱃멀미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겠지만 약 5m의 파랑이 아니라면 그리 걱정할 것이 없다.
여객선 실내는 생각보다 넓고 깨끗하다. 오락실, 면세점, 술집, 음식점 등 웬만한 편의시설이 다 있다.
시모노세키 항은 일본답게 깨끗한 거리를 자랑한다. 사람들의 친절함도 굉장하다. 그린버스에 올라타 일본 최대의 온천도시 벳부, 일본 최고의 활화산 아소산으로 이동한다. 그동안 지친 심신을 푹 달랠 수 있다.
온몸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온천, 그것도 노천온천, 골라 가는 온천이라면 더없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일본 후쿠오카에 도착해 바로 차를 타고서 벳부로 이동한다. 동양 최대의 온천 휴양지라고 불리는 벳부, 도시의 공기를 타고 흐르는 퀴퀴한 유황 냄새가 이곳이 심상치 않은 곳임을 느끼게 한다. 산 언저리 혹은 언덕, 건물의 굴뚝에서 낮이고 밤이고 올라오는 하얀 연기가 벳부를 말해주고 있다. 용암이 도시 아래로 흐르는 벳부는 뜨거운 도시다.
온천욕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목욕물에 유노하나를 넣어 보통 물도 온천 성분의 물로 만든다. 유노하나는 화산지대에서 만들어지는데 벳부가 대표적이다.
화산 연기와 가스, 수증기가 올라오는 곳에 짚으로 된 지붕을 덮어놓으면 가스와 수증기, 연기가 결정이 되어 맺히는데 이것이 유노하나다. 이름처럼 온천의 꽃이라 불리는데 피부 질환과 관절염 등에 좋아 벳부 여행시 최고의 기념품이 된다.

◇ 아주 특별한 온천 여행, 지옥온천 순례
벳부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 색의 온천, 벳부가 유명해진 이유다. 유황 성분의 토질이라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너무나 뜨거운 온천수는 색깔마저 빨갛고 파란 형국이니 온천욕은 꿈도 꾸지 못했다. 지옥이라 부를 수밖에. 하지만 지금의 벳부는 너무나 즐거운, 눈으로 즐기는 온천이다.
▲ 핏빛 붉은 ‘피 지옥’
철성분이 온천수에 녹아 피처럼 붉은 온천수를 만드는 피 지옥. 지옥온천 순례 중 가장 충격적이면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피부병 연고를 만드는 원료를 채취한다고 한다.
▲ 바다 보다 푸른 빛 ‘푸른 바다 지옥’
온천수에서 에메랄드빛 바다를 꿈꿀 수 있을까. 벳부라면 가능하다. 바로 바다 지옥에서. 1천200년 전에 폭발한 화산의 영향으로 생긴 연못이 바다보다 푸른 코발트블루색을 띠어 바다 지옥이라고 불린다. 섭씨 90도가 넘는 온천수가 쏟아져 나와 주변의 기온이 높아 언제나 열대정원을 볼 수 있다.
▲ 스님 머리모양 닮아 ‘스님지옥’
이름은 평범하지만 그 발상은 재미있는 스님 지옥 온천. 화산의 영향으로 부글거리면서 둥근 모양으로 올라오는 진흙이 마치 스님 머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누거품이 일다가 꺼진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스님이 벌을 받아 이곳에 빠졌다고 한다.
▲ 밥을 지을 만한 열기의 ‘밥솥 지옥’
돌 사이에서 증기가 뿜어져 올라오는 곳으로 예전에는 이 열기를 이용해 밥을 지었다고 한다. 과장을 좀 보태면 연기에 성냥을 대면 바로 불이 붙을 정도라고 한다.
▲ 용이 나올 듯한 ‘금용 지옥’
연기가 마치 승천하는 용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은 온천으로 이곳의 온도는 최고 섭씨 120도까지 올라간다. 이를 이용해 열대 식물과 동물을 키우고 있다. 지옥온천 순례 중 열대 정원과 사철 꽃을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열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 온천과 예술, 문화가 공존하는 평화로운 마을 유후인
벳부에서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듯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의 정취를 30여분 느끼다 보면 도착하는 곳이 유후인이다.
도시라기보다는 마을 규모인 유후인은 자동차보다는 자전거가, 왕복 8차선 도로보다는 골목길이, 브랜드 로고가 붙은 상품보다는 대대로 내려오는 상점의 주인장이 깎아 만든 장식품이 어울리는 곳이다.
온천마을인 유후인은 크고 작은 온천장이 들어서 있는 아기자기한 곳으로 벳부와는 조금 다르다. 대여섯 명이 들어가면 가득 차는 온천장은 골목길 사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런 온천장과 함께 유후인을 메우는 것은 크고 작은 상점들이다. 장식품과 화분, 인형과 기념품들을 팔고 있는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유후인의 산책이 즐겁다.
◇ 온천과 화산, 쿠로가와와 아소

산골마을 쿠로가와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온천마을로 마을 전체가 다 온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천장마다 계곡 옆의 노천 온천, 동굴처럼 된 동굴탕, 대나무탕 등 24개의 특색 있는 온천이 모여 있는 곳이다.
온천장마다 모양과 위치, 온천수의 색과 효능 등이 모두 다르므로 골라서 즐기는 재미가 있다. 며칠씩 묶으면서 이곳저곳의 온천수를 모두 경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 세계 최대의 칼데라 화산 아소
일본 땅에서 화산과 온천만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큐슈의 아소는 현재도 활동 중인 활화산이다. 그중 나카다케 화구는 지금도 연기와 심상치 않은 냄새를 풍기고 주변에서 가지각색의 용암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케이블카(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분화구를 바라볼 수 있는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고지대인 탓에 기상 변화가 심하고, 그날의 유황 분출량 등 자연조건에 따라 분화구까지 갈 수 없을 때도 있다.
▲ 화산의 또 다른 모습 ‘쿠사센리’
쿠사센리(草千里), 그대로 풀이하자면 풀이 천 리에 깔렸다는 뜻이니, 푸른 초원을 연상시키는 말이다. 사방 1㎞ 가량 되는 곳에 커다란 연못이 있고 말이나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이곳도 화산 분화구가 있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지금과 같은 초원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초원을 거니는 말을 타 볼 수 있다.
▲ 물과 숲으로, 성의 도시 ‘구마모토’
일본 3대 성 중의 하나인 구마모토 성이 가장 큰 볼거리다. 임진왜란에서 장수로 활약한 가토 기요마사가 경험을 바탕으로 축성한 난공불락의 요새로 전해진다. 1877년에 니시난의 난으로 많은 부분이 소실됐지만 1960년대에 천수각 등을 복원했다. 성을 둘러보면 공격과 방어를 충분히 고려해 지어진 밖으로 휘어지는 경사의 성벽, 미로 같은 내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문의 080-010-2100, 236-1227(오즈항공여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