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대는 도청에 불을 지르고 청사를 파괴하는 등 과격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 사회의 시위문화에 있어 폭력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경찰관을 떠나 일반시민의 시각으로 바라보더라도 심히 우려할만한 상황에 있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미 FTA 협정은 농민들에게 생존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동시에 한국 농업 분야에는 농업의 기반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FTA 협정에 대해 농민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생존 문제에 대한 투쟁인 동시에 한국 농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다.
이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농민들이 의견을 표출하는 방법에 있는 것이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의 집회는 집단의 의견을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 언론이나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폭력이 개입되고, 시위가 불법적으로 변모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떠한 일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수단으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그동안 집회에서 시위대의 폭력은 어느 정도 묵인해 왔다. 언론이나 시민들은 시위대의 폭력을 탓하기보다는 진압하는 경찰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왔다.
하지만 최근의 한미 FTA 관련 시위에서는 폭력의 정도가 매우 심해졌다. 그동안 시위대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던 시민들까지도 이런 폭력성이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포항 건설 노조의 불법 집회에서 나타났듯이 시민들은 폭력 시위로 말미암아 경제적으로 손실을 보게 되었고, 불법 집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에 이르렀다.
이번 FTA 관련 시위에서 보여준 시위대의 행동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과격했다. 단순히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생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의 80% 이상이 현재의 시위나 집회 형태가 폭력적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대규모 집회에 대해 도심 집회를 금지하는데 찬성한 사람도 70%를 넘어섰다. 정도가 지나친 폭력으로 시민도 큰 피해를 입었고, 시위대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불법 폭력 시위를 근절하는 방법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폭력 시위 초기에는 엄정한 법 집행을 약속했지만 시위가 진행될수록 시위대와 타협을 통해 불법을 어느 정도 눈감아 왔다. 모든 시위가 폭력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시위 형태는 심히 우려스럽다 아니할 수 없다.
헌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한 권리 행사를 넘어 방화와 폭력 등으로 얼룩진 시위는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불법 폭력 시위는 시민에게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공권력에 대한 신뢰는 불법폭력 시위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대다수 국민이 내리는 준엄한 심판일 것이다. 불타는 관공서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