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저녁 화성시 팔탄면 서근리의 한 교회의 교육관에서는 다과와 행사 준비로 바쁜 손길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스리랑카, 필리핀 등에서 우리나라로 온 외국인 근로자들.
이들은 지난 7월 9일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에 마련된 ‘국경없는 행복한 세상만들기 - 이주노동자 한글교실’의 학생들로 이날 배움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는 수료식의 주인공들이었다.
드디어 수료식이 시작됐고 참석한 17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각각 수료장과 선물을 전달받으면서 마치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듯 큰일을 해냈다는 기쁨과 성취감의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이어 한글교실 기간 동안 모범을 보였던 이들에게 ‘우정상’, ‘협동상’, ‘사랑상’ 등이 수여되면서 수료식장의 봉사자와 외국인 근로자는 자기 가족이 상을 받기라도 한 듯 기뻐했다.
이날 수료식을 가진 이주노동자 한글교실은 지난 6월 5명 정도의 외국인 근로자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작은 모임 형태로 시작했다.
이후 한글 강습 모임의 반응이 좋아지고 주위에 알려지면서 7월 9일 화성시의 ‘아름다운 교회’ 교육관에서 20~3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글 교실이 개설됐다.
한글교실에 참여한 외국인 근로자의 우리말 통역 역할을 맡은 락스먼(28)씨 역시 2년 6개월 전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하면서 언어로 인한 ‘장벽’으로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락스먼씨는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시간 외에 한국 사람과 어울릴 기회나 시간이 부족해 서투른 우리말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단다.
그는 “한글교실을 통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갖게 돼 눈물나도록 고맙고 감사하다”며 “내년 고향인 스리랑카로 돌아갈 때 한글공부하며 보냈던 시간과 기억을 간직하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한글 수업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던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은 수료식이 끝난 직후 행복했던 기억을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담으려는 듯 자원봉사자와 사진을 찍으며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즐거운 마무리로 맺음했던 한글교실은 열악한 사정으로 내년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처음 한글강습 모임을 시작했던 전방하(43)씨는 “관(官)의 지원없이도 자생적으로 꾸준히 이같은 봉사활동이 지속되도록 외국인을 위한 한글학교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글교실 수료식에서 꽃피웠던 환한 웃음이 ‘언어’가 맺어준 작은 희망의 증거라면, ‘희망은 좋은 것이며,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낯선 타향에서 땀흘려 일하는 외국인을 위한 한글교실의 씨앗이 계속 뿌려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