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辛丑年) 소띠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연초, 부의 상징 ‘하얀 소의 해’라고 해서 내심 하는 일마다 잘 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특히 서민들은 ‘책임감이 강하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감안 정부의 역할에 거는 기대도 컸다.

그러면서 백신의 어원이 ‘소’를 뜻하는 라틴어 ‘바카(vacca)’에서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올 한해 환란을 물리쳐줄 ‘영약탄생’을 은중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바람으로 끝나가고 있다.

오히려 더욱 실망을 안겨줬다.

따라서 세대 계층 간 반목과 갈등의 골도 그 어느 때보다 깊어져 치유가 불가능 할 정도가 됐다.

어디 그뿐인가?

여야가 내년 3월 9일 20대 대선 승리를 위해 숨 막히는 경쟁을 이어 가면서 국민의 삶은 시간이 갈수록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희망의 메시지랍시고 연일 대선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신뢰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슬픈 현실도 계속되고 있다.
 
‘차차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을 뒤로 한 채 과거로 회귀하는 형국 속에 일부 정치인들은 보수와 진보로 갈려 서로 헐뜯고 폄하하며  반목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아직도 석달이나 남은 기간, 얼마나 더 깨지고 부서져야 할지 여야모두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도 심각하다.

그런가하면 에너지가 분출하고 개혁을 이루어야 하는 국회는 또 어떠했던가.

변화도, 희망도 주지 못한 채 당리당략에 침몰했다.

1년내내 검찰개혁에 함물돼 국민 마음에 씁쓸함을 남겼다.

듣도 보도 못한 ‘화천대유’‘천화동인’등등 수천억원의 이익을 몇몇이 나눠 챙긴 ‘대장동개발’사건은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관계자가 잇따라 목숨을 끊음으로써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가뜩이나 유례없는 집값 폭등과 종부세쇼크로 ‘뻥뚫린’ 국민 가슴을 더욱 쓰리고 아프게 했다. 

그러면서 목숨을 담보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오징어게임’이 전국민을 강타한 이례적인 한 해였기도 하고.

오락가락한  K방역으로 인해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던 자영업자들을 강타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도 신축년의 절망중 하나다.

가까스로 일상회복의 희망을 품었던 국민들의 기대를 무너뜨리면서 다시 ‘창살없는 감옥’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아린 상처에 소금을 뿌린 형국이나 마찬가지다

시간은 흘러, 이런 신축년이 임인년(壬寅年)에게 역사의 궤적을 넘기고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힘찬 기상을 겸비했다는 검은 호랑이해. 내년엔 어떤 희망과 좌절이 우리의 희비(喜悲)를 가를까. 설레고 걱정된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