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 북수동성당이 큰 결심을 했다. 수원시가 추진하는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북수동 왕이 골목 특화사업’을 위해 성당 뒤편 담장을 허물기로 한 것이다. 이곳에는 행궁동 ‘왕의 골목’과 화성행궁을 잇는 탐방로가 생긴다.
이를 위해 수원시와 수원교구는 29일 수원시청에서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북수동 왕이 골목 특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원교구는 수원시가 북수동성당 노후 담장 정비, 공공통행로 조성, 주차장 개선 공사 등을 할 수 있도록 부지사용을 승인했다. 뿐만 아니라 준공 후에는 공공통행로와 주차장·화장실을 탐방객들에개 무료로 개방한다. 이런 시설도 관리·운영하게 되니 신경 쓸 일이 일이 늘었다.
북수동 왕의 골목 특화사업’은 수원천과 왕의 골목, 북수동성당, 화성행궁을 연결하는 공공통행로를 조성하는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일부다. 시가 북수동성당에 뒤편 담장을 헐자고 부탁한 것은 통행로가 조성되면 왕의 골목과 정조로가 직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광객들이 왕의 골목을 걷다가 화성행궁으로 가려면 500m 이상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통행로가 생기면 북수동성당을 통해 화성행궁으로 곧바로 갈 수 있다.
왕의 골목은 정조대왕의 지역경제 부흥책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수원 화성 축조 후 ‘호호부실 인인화락(戶戶富實 人人和樂·집집마다 부자가 되게 하고 사람마다 즐겁게 한다)’을 지향한 정조대왕은 수원의 경제를 발전시켜 부유한 도시로 육성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 전국 각지의 부자들에게 이자 없이 자금을 대출해 화성 성내에 점포를 차리게 했다. 인삼 상권과 갓 제조권도 허락했다. 이에 전국 8도의 부자들이 모여들어 상권과 마을을 형성한 곳이 팔부자거리다. 현재 장안문에서부터 행궁 앞 종로 네거리 동쪽 옛길이다.
‘정조실록’에는 ‘상이 높은 곳에 올라 고을 터를 바라보고 곁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르기를 “이곳은 본디 허허벌판으로 인가가 겨우 5∼6호였는데 지금은 1천여호나 되는 민가가 즐비하게 찼구나. 몇 년이 안 되어 어느덧 하나의 큰 도회지가 되었으니 지리의 흥성함이 절로 그 시기가 있는 모양이다” ’라는 기사가 기록돼 있을 정도로 수원은 부흥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팔부자거리가 있었을 것이다.
또 팔부자거리 북쪽 길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 원침을 참배하러 오던 능행길이기도 했다. 그래서 ‘왕의 골목’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북수동 성당은 치명터다. 그곳에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명을 달리했다. ‘배교’ 한마디면 살아남을 것을. 이런 유서 깊은 마을과 화성행궁을 잇는 길을 내어준 북수동 성당이 고맙다. 이로 인해 왕의 골목과 함께 천주교 순교성지인 북수동 성당이 관광명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