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넘게 일본 국민들이 '검신(劍神)'이라 부르는 사무라이 검객이 있다.

에도시기 초기였던 17세기 실존 인물이자 전설적인 무사로 이름을 날렸던 ‘미야모토 무사시’가 주인공이다.

당시 그의 풍운아 같은 삶을 다룬 민담, 소설, 만화, 드라마와 영화,연극이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을 정도로 사랑받는 일본 최고의 무사다.

무사시는 이같은 일본 문화를 통해 한국인들에게도 꽤 익숙하다.

그런가 하면 무사시를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숙명의 라이벌이 있다.

당대 최고의 천재 검객으로 꼽혔던 ‘사사키 코지로’다.

하지만 코지로는 1612년 4월 후나시마(船島·선도) 결투에서 무사시와 승부를 펼쳤으나 결국 목숨을 잃는다.

일본인들은 역사적으로도 가장 유명한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는 이 승부를 ‘진검승부’라 부르고 있다.

지난 2014년 이같은 소재의 ‘무사시’라는 일본 연극이 서울 한복판인 강남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현실에선 실제 죽었지만, 연극에선 코지로가 살아나 6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갈고 어느 외딴 곳 작은 절에서 무사시를 찾아내 다시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 3일간의 사건을 그렸다.

비록 신파극과 같은 내용이지만 문화훈장을 수상한 일본 연극계 거장의 연출작품이라는 것이 알려져 당시에 꽤나 많은 관객이 몰렸었다.

일본 최초로 쌍검을 사용하는 이천일류(二天一流) 혹은 니토류(二刀流)의 창시자이기도 한 무사시(1584~1645)는 예순두 해의 삶 동안 60여 차례의 각종 진검승부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추앙받는 것은 또 있다.

서화에도 능했던 예술가로 알려져 있으며 말년에는 일본의 「손자병법」이라 불리는 「오륜서(五輪書)」를 집필하기도 해서다.

아무튼 진검승부는 둘중 하나가 최고로 남기위해 벌이는 대표적 생사(生死) 결투다. 

형식만 바뀌었을뿐 현대에 들어서도 사회 여러 분야에서 자주 샤용한다. 정치 경제 스포츠 등등.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이 되겠다는 여야 정치 검객들의 대진표가  짜여졌다.

따라서 경기도를 비롯, 수원 등 곳곳에서 전운이 감돈다.

지역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다며  4년 혹은 그 보다 더 오래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심정으로 마일검(磨一劍)한 후보들의 ’진검승부’가 벌써부터 불꽃을 튀기고 있어서다.

삼촌설 (三寸舌)로 베고 베이는 승부처마다 갈등이라는 상처가 깊게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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