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정치는 찾아보기 어려운 게 요즘 현실이다. 

지방자치가 시행된지 30년이 넘었지만 지역 유권자들은 아직 중앙정치의 볼모로 꼼짝없이 잡혀 있어서다.

이번에도 자치단체는 물론 도,시 의원들까지 중앙정치의 입맛대로 좌지우지됐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공천권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이를 보며 느낀 유권자들의 자괴심도 크다. 

우리 동네 살림을 맡을 지역 일꾼이 어떤 인물인지, 정책은 어떤 걸 내놓았는지 묻고 따져 볼 겨를조차 없었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6·1 지방선거를 위한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물론 각당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올초부터 사실상 선거운동이 이루어진 만큼 '본격'이란 말은 정치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야 후보진영마다 주변의 돌발 변수를 최소화하며 지지층의 막판 결집을 도모하는 총력전의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하다.

공식 선거 운동기간은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13일이다. 거리마다 로고송이 울려퍼지고 어깨띠 운동원들의 율동이 거리를 가득 메울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후보의 연설이 섞이고 정책과 공약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안목을 높이고 판단을 더욱 신중히 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와는 또 다르게 투표가 생활이 되고 곧 삶이 되는 생활밀착형 선거이자 생존형 선거여서 그렇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정당에는 아예 눈도 주지 말고 오로지 후보와 정책만을 보고 투표할 필요가 있다.

정당에 매몰되지 않고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하류 수준에 머문 한국 정치를 바꾸는 개혁과 혁신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

아울러 중앙정치 예속의 끈을 잘라 낼 수 있고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정치도 되살릴 수 있다.

그럴려면 이번 6·1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단의 중심엔 여야 어느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동안 주민을 위한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가를 심도있게 짚어봐야 한다.

별다른 정치철학도 없이, 뛰어난 연기력으로 잠시 동안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끄는 후보는 배척해야 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라면 기본적인 정치철학과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표'만 생각하는 후보는 그렇지 못해서다.

후보가 가슴 뛰는 삶을 살아 왔는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가슴 뛰는 삶을 사는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 후보는 남에게 지시만 하지 않는다. 

입으로 얼버무리려 하기보다는 몸으로 부딪혀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아울러 대의와 원칙에 충실한 후보인가도 살펴야 한다. 

대의와 원칙에는 공정성과 형평성, 정의, 성실과 정직, 신뢰 등 정치의 필수적인 기본원칙들이 들어 있다.

​그동안 우리 유권자들은 당선 전·후와 비교, 대의와 원칙을 버린 사례를 수 없이 보아 왔다. 그래서 더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비전과 꿈을 제시하는가도 짚어야 한다.

황당무개한 비전 제시는 오히려 화를 불러 오고 실행 능력마저 없다면 비전과 꿈은 그저 꿈일 뿐이다.

늘 지역과 현장을 살피고, 문제를 찾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의 소유자인가도 살펴야 한다.

​물론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이러한 소양을 갖춘 사람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유권자들의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나를 위하고 지역발전을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면 선거에 앞서, 스스로가 희망을 만드는 후보인가, 꿈과 비전을 간직한 후보인가, 희망을 실천해갈 후보인가만 따져봐도 좋을듯 싶다.

교과서같은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이번 6·1 지방선거 만큼은 진정으로 지역의 살림살이를 이끌어갈 참된 일꾼을 뽑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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