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애인들에게 보다 관대할 수는 없을까?

지난 15일 도청 대강당에서 ‘맞손토크-기회수도 경기를 말하다’라는 행사가 열렸다. 김동연 도지사가 도민과 만나 직접 소통하는 자리였다. 김 지사는 선거기간 동안 현장에서 만났던 다양한 지역민, 우수 정책제안자, 일반 도민 등 500여 명과 허심탄회한 대회를 나눴다.

이 자리엔 초등학생들도 참석했다. 특히 남양주 덕송초등학교 4학년 1반 전체 학생들이 쓴 편지가 김 지사에게 전달돼 눈길을 끌었다. 김지사는 이 가운데 ‘지하철에서 시위 중인 장애인들의 말을 들어 달라’는 사연을 소개했다. 아이들이 일부 못난 어른보다 낫다.

장애인들은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 장애인들은 지하철을 타기 어렵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의 절절한 외침에 무심하다.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30개나 된다. 장애인 관련 예산도 뒷전이다. 출근길 시위는 이를 개선해달라는 몸짓이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은 ‘불법적 행위’ ‘시민 볼모’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들을 범죄인 취급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시민 불편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는 장애인 관련 공익목적 소송에 패소한 장애인 활동가들이 서울교통공사측에 1000만원의 소송비용을 물어주게 돼 장애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9년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한 중증장애인이 지하철 승강장에서 휠체어의 앞바퀴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 간격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그는 이동권이 차별당했다며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차별구제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2심 모두 서울교통공사 편을 들어줬다. 서울교통공사의 소송비 1000만원까지 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7개 단체는 공익 목적 소송까지도 예외 없이 패소자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킨 법이 과연 옳은 것이냐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15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공익소송에 패소해도 예외 없이 상대편 변호사 비용 등을 부담시키면, 경제적 여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은 재판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고 비난했다. 공익적인 소송, 특히 장애인 관련 공익소송의 경우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장애인에게 보다 관대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확산 이익이 다수에게 돌아가는 공익소송이 위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