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표지.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표지.

[수원일보=정은경 기자] 한반도의 땅끝에 위치한 해남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바다와 섬, 두륜산 등 뛰어난 자연 경관은 물론이고, 대흥사, 미황사 등 천년고도를 뿜어내는 문화유산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1권에서 남도 지방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도 해남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해남을 대한민국 문화유산답사의 출발점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해남은 다양한 섬과 갯벌, 맑고 깨끗한 바다, 힐링하는 자연 친화형 관광과 해양, 생태, 문화, 음식 등 해남만의 특화자원이 넉넉한 곳이다. 남도 예술의 멋과 청정 자연이 제공하는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해남은, 쉬었다 가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다. 또 해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예술적 영감을 얻거나 삶에 쉼표와 물음표, 느낌표가 필요할 때 찾는 곳이다. 

우리나라 땅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를 찍는 해남 땅끝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해남에는 윤선도유적지가 있고, 해남 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서산대사를 모신 표충사이고, 우리의 차를 새롭게 정립한 초의 스님은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서 지냈다. 또 해남은 숱한 시인과 예술가를 배출한 문향(文鄕)이다. 조선시대에는 고산 윤선도, 석천 임억령, 미암 유희춘, 옥봉 백광훈, 공재 윤두서 등 수많은 시인과 예술가를 배출했으며, 현대에 들어와서는 이동주, 박성룡, 김남주, 고정희, 윤금초, 김준태, 황지우 등 많은 시인들을 배출했다. 

우리나라 문화예술인들은 성찰과 사색을 모색하기 위해 해남 땅끝을 찾는다. 땅끝은 얼핏 ‘세상의 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래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강렬하게 유인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김남주, 고정희, 김지하 등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해남에서 절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이순신이 재기불능 상태에 빠진 수군을 이끌고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곳도 해남이고, 저항시인이었던 김지하가 투쟁보다는 사람과 자연을 아우르는 사랑을 노래하는 생명사상의 시인으로 거듭난 곳도 해남이며, 민중해방과 여성해방을 위해 온몸을 내던진 김남주, 고정희 시인의 생가가 있는 곳도 해남이고, 임권택 감독이 ‘서편제’ 등 작품을 구상한 곳도 해남이며, 임철우, 정끝별 등 문학인, 손숙, 박정자 등 연극인들도 해남을 즐겨 찾는다. 해남은 남도문화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창작의 원천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김선태, 김윤배, 손택수, 이재무, 황지우 등 시인, 송기원, 신경숙, 임철우, 최수철 등 소설가, 김병익, 유성호, 최동호 등 문학평론가, 박해현, 어수웅,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등, 곽재용 영화감독, 조희문 영화평론가 등 박명성 등 연극인, 김대원 화가 등 대한민국 문화예술인들이 해남 땅끝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해남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그리고 해남 사람들의 정신문화를 가까이 만날 수 있고, 따뜻한 위안과 평안한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그들이 해남에서 보고 느낀 소회를 담아냈다. 영화감독 곽재용과 소설가 신경숙 등은 따뜻하고 훈훈한 해남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고, 뮤지컬제작자 박명성과 시인 조동범 등은 해남의 맛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은 해남의 명소들도 소개하고 있다. 소설가 임철우는 두륜산, 시인 김윤배는 미황사, 시인 문효치는 일지암, 시인 이지엽은 은적사, 시인 장석주는 대흥사, 시인 정끝별은 김남주 생가와 고정희 생가, 시인 정일근은 4est 수목원, 시인 이재무는 어란포구, 시인 송소영은 땅끝황토나라테마촌, 영화평론가 조희문은 해남공룡박물관, 시인 허형만은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에서 보고 느낀 소회를 밝혔다. 또 동양화가 김대원은 최근 해남을 여행하며 화폭에 담아낸 작품들을 이 책에 싣기도 했다. 단순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사색과 성찰과 함께하는 여행을 바라는 이들에게, 이 책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해남군의 후원을 받아 발간한 이 책의 인세는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이 책의 대표 저자인 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 박병두 작가의 주관 하에 해남군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사용된다. 

박병두 시나리오 작가는 현재 수원영화인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수원과 고향 해남을 오가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인송 박병두.
인송 박병두.
인송문학촌 '토문재' 야경.
인송문학촌 '토문재'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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