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밥상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한숨이 어느 때보다 깊다.

어디 그 뿐인가. 폭염과 폭우까지 농촌을 덮치면서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벌써부터 올 추석은 유래 없는 물가고(物價高)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거꾸로 가는 밥상물가가 있어 그나마 서민의 위안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우리의 주식인 쌀, 그리고 한우쇠고기다. 고공행진을 하고있는 각종 농축산물과는 반대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두 품목 모두 '유래없는' 같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하락폭도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의 경우 지난 5일 기준 20㎏당 4만3093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 폭락했다.

그런가 하면 한우쇠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당 1만8817원으로 전년 동월(2만1021원) 대비 10.5% 하락했다.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내렸다. 지난 11일 기준 목심 1등급 한우 국거리 가격은 100g당 5380원으로 1년 전(5980원)에 비해 10.0% 내렸다.

두 품목 각각 소비감소와 과잉재고, 적정선을 넘은 사육두수와 공급과잉이 원인이다.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의 희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던가?

밥상물가가 위안 받는 사이 다른 한쪽에선  시름에 슬퍼하는 이들도 있다.

쌀 재배농가와 한우농가가 그들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급기야 농민단체는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수확기 쌀값 안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나섰다.

지난12일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토론회가 국회서 열린 것이다.

여기서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도 요구 했다. 대책 마련의 절박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성우(成牛) 한마리 도축시 200만원 적자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우농가도 마찬가지다.

치솟은 사료값을 방치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며 대책을 호소중이다.

물론 한우가격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과잉이지만, 이 또한 정부정책의 실패로 알려져 축산농가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전국 축산농가 한우 적정사육두수는 290만마리 정도인데 현재 약 356만마리가 사육중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따라서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을 우려한 일부 축산농가가 도축을 서두른다면 한우 쇠고기값 하락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 예측이다.

아무튼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하락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쌀과 한우쇠고기 가격. 

쌀은 식량주권의 '히어로'고 쇠고기는 서민들의 귀중한 단백질 원(源)임을 감안하면 국가적 대책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위정자들의 지혜 발휘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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