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이다. 그리고 어제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처음으로 그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전까지는 민간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진행됐었다.
 
“일본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신문에 나고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 잡아야 한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내가 나오게 되었소.” 1991년 8월 14일, 지금은 고인이 된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로 고통 받았던 내가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일본은 위안부를 끌어간 사실이 없다고 하고 우리 정부는 모르겠다고 하니 말이나 됩니까”라며 세상을 향해 참고 참았던 말을 쏟아냈다.

이날 김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김복동’ ‘낮은 목소리’ ‘눈길’ ‘아이 캔 스피크’ ‘허스토리’ 등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성노예 범죄이자 인도에 반하는 범죄였다. 따라서 우리는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과 역사교과서 기록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은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내 입으로 사죄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 “여성들을 강제로 연행했다는 증거는 없다”, “2015 한일합의로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종결되었다”는 등 망언을 남발했다. 동족에 의해 피격당해 숨진 그가 저승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났을까? 그 자리에서도 그런 뻔뻔스러운 말을 서슴없이 했는지 궁금하다.

우리 측의 대처도 잘한 것이 아니었다.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는 피해 당사자들의 동의도 없이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하는 대신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종결’을 합의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를 파기했고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과거사 청산을 요구했다.

이런 저런 까닭으로 현재 두 나라는 냉각기를 맞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사람이 먼저 사과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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