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수원시는 노숙인을 위한 겨울철 대책의 일환으로 수원역 인근 서호중앙교회에 겨울철 임시 보호소를 운영하는 등 내년 3월까지 노숙인 특별보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숙인 임시보호소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최병일(47ㆍ주님의교회 담임목사) 목사는 “노숙인이 발생하는 본질적인 문제는 가정에 있다”며 “우리 사회의 가정 해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노숙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인들이야 다른 교회로 가서 얼마든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지만, 노숙인들은 갈 곳이 없지 않습니까?”
노숙인 무료배식 봉사를 시작하면서 최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에 노숙인이 하나 둘씩 찾아와 기거하면서 현재 그가 운영하고 있는 노숙인 쉼터 ‘행복한 집’의 출발점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인들이 ‘냄새난다’, ‘예배에 방해가 된다’ 등 항의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목회냐, 노숙인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노숙인을 택했죠.”
지난해 6월 조건부 인가 복지시설로 새 출발한 ‘행복한 집’은 현재 2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각각 남모르는 아픈 사연이 있는 남녀 노숙인 35명이 생활하고 있다.
커다란 사명감이나 책임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며 겸손해 하는 최 목사. 그가 노숙인 문제에 전념하게 된 계기에는 놀라운 사연이 숨어 있었다.
“3년 전 쉼터에 60대 노숙인이 계셨는데, 알고 보니 교회를 3곳이나 개척하셨던 분인데다 자녀들 모두 직업을 갖고 반듯하게 살고 있었죠. 그분이 노숙인이 됐던 원인은 가정 문제로 인한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IMF가 터진 1998년 이후 경기침체와 실업자 증가, 사회 양극화가 우리 사회에 노숙인이라는 주변인을 양산했다는 분석이 주류지만 최 목사는 가정이 구성원을 끌어안거나 지탱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최 목사가 제시하는 노숙인 문제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차상위계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인 잠재 빈곤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예방조치 차원에서의 복지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현실적인 대안으로 노숙인을 하루라도 빨리 긴급구호할 수 있도록 재활과 자활은 물론 사회 복귀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고 최 목사는 역설했다.
노숙인에게 생활수급 지원과 같이 ‘돈’으로 해결하려는 대책 중심으로 가는 것은 오히려 노숙 생활을 고착시키는 고비용 저효율 정책이며, 한 마디로 노숙인에게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정신과 육체가 모두 무너진 노숙인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질병 치료와 알콜 치료 등 재활ㆍ자활 프로그램과 인성교육을 포함한 직업교육을 통한 사회복귀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최 목사는 “벌써 노숙인 연령이 20대까지 젊어지고 있고 앞으로 가정의 해체 현상이 심화된다면 노숙인은 지금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소외된 약자인 노숙인의 인권을 위해 방관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지혜’가 그들에게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